PCK DNA, 배우고 가르친다

PCK DNA, 배우고 가르친다

[ 교단 ] 총회 선교사 업무교육을 통해 본 본교단 해외선교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1년 08월 23일(화) 17:10
   
▲ 95-2차 총회 파송 선교사 업무교육 마지막날 시험을 치르고 있는 후보생들.

'대화'는 선교를 성장시킨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선교를 주제로 대화하고 고민할까?
 
지난 19일 종로5가의 한 찻집에서는 전 주에 끝난 '선교사후보생 업무교육'의 평가회가 열렸다.
 
업무교육의 개선점을 논의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참석자들은 탈락 판정을 받은 한 후보생에 관한 대화를 장시간 이어갔다.
 
총회 파송 선교사가 되는 과정은 매우 까다롭다. 그러나 탈락자가 나오는 이유는 어려운 과정 때문만은 아니다.
 
총회 파송 선교사는 교단의 선교 정책을 자신의 체질로 받아들여야한다. 이를 훈련교관들은 'PCK DNA'라고 부른다. 교단의 선교신학이 뼛 속 깊이 녹아 있는 사람만이 총회의 파송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총회의 선교 방식은 '팀선교'이다. 이는 선교사들이 동일한 정체성을 가질 때 가능하다.
 
그렇다면 'PCK DNA', 즉 총회 파송 선교사의 정체성이란 무엇일까? 업무교육 훈련교관들은 이렇게 말했다.
 
첫째, 동반자 선교를 가능케하는 자세이다. 현지 교단의 역사와 신학을 존중하며 구조와 절차를 따라야 한다. 동반자라는 말에 걸맞는 진정한 친구가 돼야 한다.
 
둘째, 자신과 다른 입장에 대한 수용성 및 유연성이다. 이를 통해 현지인과 다른 사역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선교가 아닌 '부드러운 선교'를 실현해야 한다.
 
셋째, 자기 비움의 실천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겸손에서 두 계단 더 내려가야만 재산, 사역, 권력에 대한 욕심을 이겨낼 수 있다.
 
넷째, 선택과 집중의 정신이다. 여러 사역 중 잘할 수 있는 하나를 선택해 집중해야 한다.
 
다섯째, 지속 가능한 선교를 꿈꾼다. 선교는 이어달리기와 같다. 은퇴 후에도 선교가 지속될 수 있도록 사역해야 한다.
 
여섯째, 지도력을 세우는 마음이다. 사역뿐 아니라 지도력 발굴과 멘토링에도 힘써야 한다.
 
물론 이런 정체성은 타교단 선교사들도 지니고 있거나 자주 적용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본교단 선교사에게 있어 이 조항들은 'DNA처럼 생명체 구성의 기본이 되며,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
 
교관들은 "총회 업무교육은 일 잘하는 선교사가 아니라, 총회 선교신학에 맞게 일할 선교사를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후보생의 사역 철학과 선교사로서 준비돼 온 과정이 본교단의 방침과 맞지 않는 데 억지로 맞추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선교사 업무교육은 총회와 후보생이 서로의 선교관을 살피며 앞으로 한 팀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지난 15일 훈련 마지막 날, 기자는 대전신학대학교(총장:황순환)를 방문했다. 강의실에선 후보생들이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있었다.
 
2주차부터 과제물이 늘기 시작해 교육 후반부엔 하루 3~4시간의 잠으로 버텨온 그들이다. 선교를 소통, 협력, 문화, 교회, 복음, 영성 등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선교사에게 필요한 자질들을 갖춰왔다.
 
이날 업무교육을 수료한 후보생들은 분명 'PCK DNA'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가회에서는 그 함량을 더 높이기 위한 여러가지 제안들이 쏟아졌다. 대부분 '총회 파송 선교사의 정체성을 업무교육만으로 형성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었다.
 
한달 가까이 교관과 선교사들이 합숙하며 이뤄지는 업무교육에 세계선교부 간사들도 동참해 지역 담당자와의 소통을 강화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선교지에서 입국한 교관들이 쉴틈도 없이 교육에 투입돼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문제로 지적됐다. 여성 선교사의 지도력 개발과 자녀들에 대한 배려도 요청됐다. 안정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전문 훈련시설의 필요성은 재차 강조됐다.
 
3시간 넘게 이들의 대화와 고민을 지켜보며 기자는 '이런 논의가 총회 밖에서도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독교 교단에게 있어 선교사를 훈련하고 파송하는 일은 매우 소중하다. 그러나 지난 25년 동안 총회의 선교사 훈련은 소수의 담당자만 관여하는 연례행사처럼 진행됐다. 강한 정체성을 갖게 하려면 그만큼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들의 아픔에 무감각하면서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하길 요구했다면, 그들을 위로하지 않으면서 현지인들을 위로하라고 지시했다면 이젠 총회와 교회도 달라져야 한다. 안타깝지만 선교사 후보생들의 정체성은 우리의 애정 이상으로 높아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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