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왜 유신론자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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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k ] 악명높은 무신론자 앤터니 플루의 '존재하는 신' 국내에 번역 출간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8월 23일(화) 15:41
   
▲ 앤터니 플루.  신의 존재를 받아들인다고 선언한 그는 3년 뒤인 2007년 숨을 거뒀다. 최근 앤터니 플루의 '존재하는 신'이 국내에 번역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4년 신의 존재를 받아들인다고 선언해 전세계 지성계를 발칵 뒤집히게 했던 앤터니 플루의 '존재하는 신(청림출판)'이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원제는 'There is a God'이지만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을 의식한듯 이 번역서의 제목은 '존재하는 신'으로 붙여졌다. 번역서가 출간되면서 "신의 부재는 입증되지 않는다"는 앤터니 플루의 고백에 다시 한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국 출신의 앤터니 플루는 악명높은 무신론자였다. 무신론자에서 유신론자로 전향한 앤터니 플루의 행보에 리처드 도킨스가 "슬프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지난 2004년 12월 9일자 AP 통신은 "반세기가 넘도록 무신론의 대표적인 옹호자로 활동했던 영국의 철학 교수가 마음을 바꾸었다. 그는 오늘 목요일에 공개된 비디오에서 과학적 증거에 근거해 신을 믿게 되었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고 이 소식은 즉시 전세계 방송과 신문, 각종 인터넷 사이트로 퍼져나갔다. 플루는 3년 뒤인 2007년 사망했다.

이번에 출간된 '존재하는 신'은 무신론 역사에서 앤터니 플루가 차지하는 위상을 소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플루는 1950년 발표한 논문 '신학과 위증성'을 시작으로 50여 년간 반신학적 저작들을 내놓으며 독창적이고 영향력 있는 무신론 철학을 발전시켜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영국의 대표적인 감리교 저술가이자 설교자였다는 사실과 논문 '신학과 위증성'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기독교 변증가인 C.S. 루이스가 의장을 맡아 주재했던 소크라테스 클럽에서 처음 발표됐다는 것을 스스로도 "가장 역설적인 사실"이라고 했다. '악의 문제'를 비롯해 이 책에는 그가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무신론으로 회심하게 된 과정이 상세히 서술돼있다.

하지만 앤터니 플루가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독교 신앙의 세계를 깊이 체험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죽기 전까지도 내세의 존재를 부인하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신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어 무신론자가 됐던 그는 과학적 증거에 근거해 신의 존재를 믿게 됐다고 했다. 만약 그가 몇년 더 살았다면 내세의 존재를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를 찾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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