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석곡교회 '연합교회학교'

미래를 준비하는 석곡교회 '연합교회학교'

[ 교단 ] 교회학교 존폐 위기 '지역교회와 연합'하는 차별화로 극복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1년 08월 10일(수) 14:08

"농어촌교회 교회학교 희망이 있습니까?" "예! 있습니다. 농어촌 교회가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희망을 갖고 한 영혼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것이 교회의 사명이죠. 농어촌교회도 이제는 현실적이고, 차별화된 교회학교 운영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최근 농어촌지역 목회자들에 따르면 농어촌 미자립교회 교회학교는 거의 문을 닫을 판이고, 일부 교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교회가 교회학교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어촌 초등학교, 중학교의 분교와 통폐합의 시작은 교회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힌 것으로 확인됐고, 인구 통계학적으로 분석 해봐도 6~80년대 수준의 교회학교의 회복과 부흥은 상상할 수 없는 먼 과거의 역사가 됐다. 말 그대로라면 절망적이다. 

하지만 전남 곡성군 석곡면에 위치한 석곡교회(장순종목사 시무)는 학생 수가 적거나 교회학교를 운영하지 못하는 지역교회와 연합해 교회학교를 운영하며 침체에 빠진 농촌 교회학교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일부 목회자들이 '가망이 없다. 해도 안 된다. 포기했다.'고 여겼던 교회학교를 위한 석곡교회의 연구와 고민, 희망의 끈이 농어촌 교회학교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장순종목사는 "개념과 운영 방식을 확 뜯어고치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하드웨어 구축, 교육교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교회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농어촌 교회는 침체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존폐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이런 현실을 앉아 바라 볼 수만 없어 한 영혼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교회학교 운영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매 주일 석곡교회 1층 소예배실에서 진행되는 '석곡교회 연합 교회학교'는 학생들의 수가 급격히 감소했던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됐다. 

지역 면소재지에 있는 2개의 초등학교가 통폐합 되면서 상당수의 학생들이 도시로 전학을 갔고, 그 결과 지역 인근의 교회들도 하나 둘 씩 교회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연합교회의 시발점이다. 

장 목사는 "교회학교 어린이 수가 5명 이하로 내려가면 교육시스템, 교육자료, 교사부족 등으로 예배드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그나마 5명이 출석해도 단계별 성경공부를 비롯한 모든 과정에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며 "이제는 어디 교회에 속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음세대가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느냐 못 받느냐가 관건이다"며 교회는 힘을 모아 복음 전하는 일에 마지막 땀방울을 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석곡면 인근 지역에는 타교단을 포함해 총 12개의 교회가 있지만 교회학교를 운영하는 교회는 석곡교회를 포함해 5곳에 불과하고, 그중 2곳의 교회 목회자들이 장 목사의 순수한 목적에 공감해 연합 교회학교에 참석한 것. 

"농어촌지역 어린이들이 감소했다고 하지만, 지역에 신앙 없는 아이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부 교회들은 전도의 대상인 아이들마저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죠. 그것은 바로 '직무유기'아닙니까" 

장 목사의 외침은 환경과 외로움에 지쳐 열정과 사명의 의욕마저도 상실해버린 농어촌지역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다시 한 번 새로운 힘을 불어 넣고 싶어하는 외로운 마라톤 주자의 재촉처럼 다가왔다. 

농촌 지역 다음세대를 위한 기나긴 마라톤에 뛰어든 석곡교회의 연합 교회학교는 어떻게 진행될까. 그리고 문제점은 없을까. 

장 목사는 "지역 교회에서 참석하는 어린이 평균 수가 2~3명이다. 수가 적기 때문에 특별히 운영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또 처음에는 다른 교회에서 왔다고 놀리거나 왕따시키지는 않을까 우려했지만 학교가 통폐합 되면서 한 학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라서 금방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연합 교회학교가 진행되는 예배실에는 타 교회학교와 달리 유난히 큰 대형 빔프로젝트용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문화적 소외를 받는 학생들을 위해 영상물을 활용한 설교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또 교회학교 교재는 총회 교육자원부에서 제작한 농어촌교회를 위한 전학년용 공과교재를 사용한다. 지역 교회학교와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어두기 위해서다. 

특히 농어촌 교회학교 교육교재에 대한 총회와 한국교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박하다고 전한 장 목사는 "이제는 농어촌 교회학교에서도 파워포인트, 영상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자료 보급이 필요하다. 하지만 농어촌교회들은 자체적으로 준비할 수 없다"며 다음세대의 중요성을 외치는 총회의 실질적인 대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연합 교회학교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걱정하는 지역 목회자들도 있다고 한다. 교인들의 수평이동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 목사는 "최근 비율적으로 교회학교를 졸업한 학생들 1백명 중 1명 만이 교회에 남아 섬길 뿐, 모두 도시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1년 동안 한 구역원 11명 중 9명은 노환으로 별세했고, 3명은 도시로 이사를 갔다"며 "이제 농어촌교회는 내 교인, 개 교회 중심에서 탈피해, 하나님의 교회, 하나님의 일꾼으로 바라보는 시각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교회는 방학시즌을 맞이해 연합 성경학교도 개최했다. 지역 소형교회의 교회학교를 초청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목회자와 교사들의 참여도 유도했다. 농촌교회의 교회학교 활성화가 목적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장 목사에게 농어촌교회 희망이 있냐고 물었다. 장 목사는 "일꾼이 일을 해도 소득이 없다면 희망이 없겠지만, 일을 해 소득을 얻었다면 희망적인 것 아닙니까. 주의 일도 마찬가지 입니다. 여전히 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 환경은 막혔지만 전도의 문은 아직 열려 있습니다. 한 영혼을 위해서라도 전도해야 합니다. 전도하면 됩니다. 힘을 내세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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