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왜 경험하나?

템플스테이 왜 경험하나?

[ 교계 ] 기독교계, 대안 프로그램 절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1년 08월 10일(수) 13:51

입사 후 첫 휴가를 맞이한 장대진씨(29세)는 올해 휴가를 불교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와 함께했다. 

이유에 대해 장씨는 "학창시절 교회를 가끔 나갔기 때문에 주위에서 종교를 물을 땐 기독교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종교의 차이보다는 산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마음의 평안함을 찾기 위해 템플스테이를 경험해 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올해로 10년 째 접어든 템플스테이가 종교와 상관없이 휴식을 취하고, 전통의 숨결을 느끼며 새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심지어는 장 씨처럼 종교가 '불교'가 아니고 '기독교'임에도 불구하고 '템플스테이'를 경험하는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템플스테이를 총괄하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한 사찰의 템플스테이 참가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 참가자(3천5백77명) 중 기독교 19%(6백95명), 무교(無敎) 16%(5백57명), 천주교 4%(1백38명), 무응답 1%(43명) 등의 순으로 집계돼 기독교, 천주교 등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이 전체의 24%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특히 연령대별로는 20대가 26%(9백39명)로 가장 많았고 50대 20%(7백10명), 30대 18%(6백47명), 40대 11%(4백5명), 10대가 9%(3백14명) 순이었다. 

기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불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찾는 이유는 무엇이고, 특히 젊은 청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는 또 무엇일까.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장씨에게 물었다. 

장 씨는 "바쁜 일상생활에 얽매여 있다가 아무 생각 없이 산책하고 숲속에서 책도 읽을 수 있었다. 방문을 열면 물소리, 새소리가 들리고 깨끗한 공기도 좋았다"며 "젊은이들이 일상의 삶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인기가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장 씨는 "주 5일제도가 정착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복잡한 도심보다는 한적하고 조용한 자연환경을 찾는 것 같다"며 "종교와는 거리가 있다고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불교에 대한 친근감을 갖게 되고, 불교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것 같다. 불교가 아이템을 잘 선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려하는 교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고지원 템플스테이 반대대책위원회는 "대한민국에는 국교가 없다. 템플스테이에 대한 국고지원은 종교간 타협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정책의 잘못이다"며 정부의 템플스테이 예산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또 한 교계 문화사역 관계자는 "템플스테이가 전통과 문화를 앞세워 종교의 형식을 벗어났다고 하지만, 사찰에서 불교의 문화를 익히고, 불교 관계자들과 만나는 것 자체가 포교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무조건적인 반대에 앞서 교계 안에도 일반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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