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비전트립'의 역사

성경은 '비전트립'의 역사

[ 교계 ] '33나라 지구별 비전트립'의 저자 이준천씨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8월 09일(화) 14:19
   
▲ '33나라 지구별 비전트립'의 저자 이준천씨. 잠시 얹혀 지내고 있다는 작업실 앞 골목에서 포즈를 취했다.
'미션 아트북'이란 생소한 장르의 책이 출간됐다. 저자는 디자인을 전공한 37세의 청년이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청년이 맞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소년은 디자이너로 성장해 제16회 한국광고대상 최우수상, 제1회 스포츠투데이 광고대상 대상, KT&G 광고대상 금상, 대한민국 광고대상 SP 부문 동상 등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재능을 인정받은 청년은 디자인 회사에 스카우트됐지만 33세, 한창 일할 나이에 갑작스런 정리해고 통보를 받는다.

좌절도 잠시 "영국도 선교지가 됐다"는 친구의 초청에 그는 익숙한 삶의 자리를 홀연히 떠났다. 그리고 5개월 정도의 당초 예상을 훌쩍 넘겨 1년 4개월간 33개 나라, 1백50여 개 지역을 여행했다. 지구를 한바퀴 돌며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꿈을 발견한 청년은 한국으로 돌아온 후, 여행 중 만난 교회와 선교사들의 이야기, 기도제목 등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서 '33나라 지구별 비전트립(두란노)'을 펴냈다.

지난달 21일 서울 군자동 소재 작업실에서 저자 이준천씨(강동온누리교회)를 만났다. 인터뷰를 위해 이동 중 얻어탄 이 씨의 차안은 흡사 한증막 같았다. 에어컨을 틀지 않는 대신 그는 몸에 밴 습관인듯 주차 중 창문을 조금 열어두는 센스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무엇이 그리 신나는지 "아이구 덥다 더워∼"라는 말뿐, 찜통 더위에도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았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대륙을 누비는 유전자를 주셨다고 생각한다"는 자신의 표현대로 어느덧 '길 위의 삶'에 잘 적응이 된 모습이다.

그에게 있어 그림은 "'만국의 언어'이자 '소통의 도구'"다. 책에서 "선교는 소통이다"라고 정의를 내린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선교는 사람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함께 이야기 나누며 친구가 되어주는 '소통'이고 이러한 선교에 있어 그림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고. 

   
▲ 이 씨가 직접 그린 미전도종족 엽서. 바울에게 텐트가 있었다면 그에게는 그림이 있다.


사도 바울이 텐트 메이커였다는 사실에 착안해 이 씨는 미전도 종족 엽서를 만들어 판매하며 부족한 여행 비용을 충당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제작된 인쇄물을 국제우편으로 받는 열심까지 냈다.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기도 중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 씨는 "믿음의 선배들은 한 곳에 안주하지 않았다"며 "성경의 역사는 떠남과 이민의 역사, 곧 비전트립의 역사"라고 말한다. 교회에서 청소년부 교사로 섬기고 있는 그는 학생들에게도 늘 "하나님은 경쟁에서 이기라고 하지 않으셨다. 1등이 되려고 하기 보다 이웃과 열방을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해준다. 앞으로 그림과 디자인을 통해 청소년에게 꿈과 복음을 전하는 '미션아트 선교센터'를 만드는 것이 그의 비전이다.

인터뷰 후, 며칠이 지나 그는 튀니지로 떠났다. 오는 13∼19일에는 중국에 있을 예정이다. 교회 선교팀원들과 함께 하는 여정. 이번에도 그는 스케치북과 펜을 들고 간다. 마지막으로 그는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다며 자신의 블로그(www.alltheheavens.com)를 소개했다.

김혜미 khm@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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