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자살 급증, "더 이상 방치 안돼"

노인 자살 급증, "더 이상 방치 안돼"

[ 교계 ] 중년, 노년층 자살률 OECD 국가중 1위, 교회가 자살예방 역할 감당해야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07월 06일(수) 16:49
   
"늙으면 죽어야지."
 
노인들의 이러한 일반적인 푸념을 가족과 교회는 이제 결코 가볍게 들어서는 안될 것 같다. 중년과 노년층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고, 그 증가율도 가파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의 2009년 연령별 자살 사망자 수 통계를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인구 10만명 당 자살자 수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살은 10~30대까지 사망원인 1위이긴 하지만, 전체 자살 사건으로 따지면 40대가 전체 자살자 중 21%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며, 이어 60대가 16.3%로 그 뒤를 잇고 있다. 30대도 15.8%에 이르며 70대도 13.8%에 이른다(통계청 2004년 자료).
 
이 수치는 세계의 다른 나라와 비교해봐도 높은 수치이며, 그 증가율 또한 높은 것으로 확인돼 우리나라의 자살 문제가 심각한 상태임을 알려주고 있다.
 
타국가의 경우 10~30대의 자살률이 높고, 노인 세대는 그 수가 감소하거나 증가한다 해도 소폭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는 10대부터 계속 증가하다가 65살 이상에 이르면 증가폭이 다른 나이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다. 노인문제가 심각한 일본의 경우도 자살이 40대 중반에 정점을 이루다가 그 이후로는 감소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상할 정도로 나이에 따라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 타국가들에서는 60대에 접어들면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20~40명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1백명을 훨씬 넘는다. 75살 이후로도 자살자는 1백60명을 넘어섰다.
 
이렇게 성인, 노년층 자살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에서도 대책마련을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제3차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06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1.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인 11.1명의 2배가량이며, 2008년에 인구 10만명당 26명, 2009년에는 31명까지 증가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분석, 우울증 및 스트레스 관리에 역점을 둬 2020년에는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18명까지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교계에서도 자살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교회가 방치할 수 없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본교단 총회 사회봉사부는 지난달 28일 한국교회1백주년기념관에서 '제95회기 교회와 사회포럼'을 통해 한국사회의 자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한국사회의 자살의 경향과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한 조성돈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사회학과)는 "통계적 수치로 분석한 한국사회에서의 자살 경향은 '장년층', '남성', '최근의 급증현상' 등의 특징으로 압축할 수 있다"며 "현재의 자살경향 뒤에는 경제를 가치의 준거로 보는 세계관과 자아정체성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목회적 차원에서의 자살에 대한 접근'을 주제로 강의한 김만수목사(미국 AAPC 심리치료사)는 자살의 징후, 자살 후 남겨진 가족들의 심리, 목회자의 역할 등에 관한 정보를 소개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는 자살자에 대한 비판이나 공격, 징벌, 저주의 입장을 가져서는 안되고, 또한 자살을 찬양, 격려하거나 무관심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자살자 가족 및 친지의 아픔을 돌보고 깊은 상처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치료기관으로 안내하며, 목회자 자신이 먼저 배우고 훈련을 받아 자살을 예방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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