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를 사랑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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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 6ㆍ25 전쟁 중 가족 잃은 목사의 용서 이야기, 영화 '한걸음'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06월 22일(수) 10:07

   
▲ 영화 한걸음.
순교자 주기철, 이기풍, 손양원, 문준경의 영화 및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권순도감독이 최근 장편 영화 '한걸음'을 제작, 발표했다.

영화는 6ㆍ25 전쟁 중 가족을 잃은 목사가 60여 년이 지나 어렵게 원수를 용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권 감독이 이전 작품을 만들면서 접한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것.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원수를 진정 사랑할 수 있는지" 돌아보게 하며,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당시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신앙을 지키다가 순교당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총 상영시간은 80분. 탤런트 최성웅집사, 미스코리아 뉴욕 출신 승효빈 등이 주연을 맡았고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탤런트 권오중씨가 우정출연했다. 작품의 상세한 정보는 '주님의 영화 제작팀'의 싸이월드 클럽(club.cyworld.com/hischoic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촬영은 덕수교회, 인천기독병원, 안동하회마을 등에서 이뤄졌다. 안동하회마을에서 민박집을 빌려 촬영한 이야기를 소개한 권순도감독은 "양해를 구하고 인민군들의 약탈 장면을 찍는데 민박집 아주머니가 옛날에 정말 그랬다면서 우시더라구요. 저절로 고증이 된 셈이죠. 공산주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동조한 사람들을 더 자세히 그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사실 더 큰 아쉬움은 따로 있다. 영화의 극장 상영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난관에 부딪히면서 순회상영을 선택하게 된 것. 영락교회, 새로남교회, 금란교회, 연세중앙교회, 서초산정현교회 등에서 영화를 접한 청년들은 "6ㆍ25 당시 상황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고 이북에서 월남해온 장년 교인들은 "왜 이런 영화가 이제서야 나왔느냐"고 반기기도 했다.

   
▲ 영화 한걸음의 촬영 현장. 모자를 쓴 사람이 권순도감독이다.

"솔직히 제작 여건에 비해 큰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있지만 첫걸음을 떼야 언젠가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교회 역사 속에 알려지지 않은 분들이 많더라. 아직도 발굴해야 할 이야기들이 많다"고 말하는 권 감독은 이번이 장편 영화로는 2번째, 기독교 작품은 7번째로 꿈을 향해 한걸음씩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그는 "주기철목사님의 영화를 1백분짜리로 만든 적이 있는데 시나리오에 진짜 자신있다"며 "나중에 꼭 대작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영화 한걸음, 줄거리 요악
 가난한 노인 목사는 손녀 정인의 치료비를 지불한 무명의 후원자를 찾아 나선다. 어렵사리 후원자를 알아낸 그는 고민에 빠진다. 남몰래 도움을 준 후원자가 자신이 평생 미워하면서 살았던 여인(미정)이었던 것. 1950년 정 목사가 지리산 부근 마을에서 전도사 생활을 할 무렵, 미정은 정신을 잃은 채로 마을 주민들에게 발견된다. 하지만 주민들의 정성어린 치료와 간호로 회복되면서 그녀는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을 선동하는 등 점차 사회주의 본색을 드러내는데…. 결국 6ㆍ25가 발발해 인민군들이 마을까지 들어오자 그녀는 인민군의 편에 섰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죽음을 맞이한 가운데 정 목사 역시 가족과 친지를 잃는다. 후원자의 정체(?)를 알게 된 정 목사는 손녀의 권유로 미정을 찾아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로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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