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등록금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 교계 ] 한국교회, 기독교대학들도 대안 마련해야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1년 06월 15일(수) 18:47

   
"당장 내년부터는 자녀 4명의 등록금을 마련해야할 처지입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밤낮으로 시위하는 대학교 등록금 문제가 그들만의 짐이 아닌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할 뿐입니다" 

전라남도 신안군 도초면에 위치한 우이도교회를 섬기는 정현기전도사(57세)는 최근 대학교 등록금문제로 한 없이 고민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내년에 군에서 전역하는 아들 윤호(23세)씨와 신입생이 될 딸 윤미(23세)씨를 포함해 자녀 4명의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육지에서 철선으로 3시간 이상 소요되는 섬에 위치한 미자립교회를 시무하기에 경제적 여건도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 정부에서 제공하는 학자금대출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특히 목회 사역에 전념하느라 자녀들의 교육환경에 무관심 했지만 바르게 자라 대학에 다닐 자녀들이 이제는 비싼 등록금 문제로 고민하게 될까봐 미안한 마음뿐이다. 

정 전도사는 "솔직히 사례비 1백만원으로 우리 식구 한 달 생활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보통 3~4백만원 이상 하는 대학 등록금을 미자립교회 교역자들이 어떻게 감당해 내겠냐"고 울먹이며 "정당하고 공정한 대학교 등록금을 위한 정부 정책과 전국교회 목회자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위한 한국교회와 총회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일 서울에서 진행된 반값등록금 시위현장에 참석한 크리스찬 김종석씨(25세)는 한학기에 5백만원 가량 하는 등록금 때문에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걸 보며 주말에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소개하며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대부분은 주말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결국 청년 토요모임과 주일예배에도 정상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해도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는 등록금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본교단 청년회전국연합회 황숙영총무는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기독청년을 비롯한 모든 청년들이 고민하는 등록금문제는 우리 사회의 문제이고, 한국교회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청년들이 하나님 뜻 안에서 자신의 비전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청년들을 위한 복지사역에도 교회는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독교정신으로 설립된 대학교 또한 등록금과 관련 정책이 일반 대학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대학들의 연평균등록금은 연세대학교 8백60여 만원, 백석대학교 7백70여 만원, 서울여자대학교 7백30여 만원, 숭실대학교 7백10여 만원, 성결대학교 7백여 만원, 성공회대학교 6백90여 만원, 한남대학교 6백70여 만원, 서울기독대학교 6백60여 만원, 계명대학교 6백40여 만원이고 인상률 또한 대부분 상위 그룹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진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는 "교육을 위한 등록금문제가 정치적 문제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교육의 기회보장을 위한 교육정의 차원에서 등록금문제의 대안들은 분명히 마련되어야 한다"며 "기독교대학들은 가난한 자들을 위했던 설립정신을 회복하는데 앞장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10일 "대학생들에게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은 생존을 위한 절박한 요구"라며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은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공약을 이행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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