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건설 둘러싸고 제주도 교계 내홍

해군기지 건설 둘러싸고 제주도 교계 내홍

[ 교계 ]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찬반 갈등 심각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1년 06월 15일(수) 09:29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동에 진행 중인 해군기지건설을 둘러싼 공방이 최근 다시 뜨거워지면서 제주도 내 교회들도 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첨예한 갈등을 빚어오던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 문제가 최근 국내외 평화운동가 및 환경운동가들의 적극적 참여 및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기독교 진보진영의 반대운동 전개로 다시 쟁점의 중심에 서고 있다. 최근에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이를 정치 쟁점화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앞으로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강정마을에서는 이해관계를 달리한 도민들의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강정마을 주민들이 출석하는 본교단 소속의 강정교회(박희식목사 시무)도 지난 몇 년간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강정교회는 강정마을에 위치한 유일한 교회로 교인들간 찬성-반대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교회가 큰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최근에서야 교회에서만은 자신들의 의견을 내려놓고 교인들이 먼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식이 확장되면서 아픔을 치료해가고 있는 중.
 
담임 박희식목사는 "최근 교인들간에도 해군기지건설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교회의 화목을 시작으로 마을에 까지 평화의 분위기를 확대시키기 위해 교인들간 인내와 용서, 이해를 실천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박 목사는 "찬성측이나 반대측이나 목회를 하는 목회자의 입장에서는 목양의 대상일뿐"이라며 "어려움이 모두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교인들이 매일 새벽에 모여 강정마을의 갈등해결과 화평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도의 목회자들도 현재 진보, 보수적 시각에 따라 엇갈린 주장을 하는 등 미묘한 갈등이 감지되고 있다.
 
우선 제주사랑선교회(회장:박재홍)의 회원 대부분은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반대입장이다. 회장 박재홍목사는 "제주사랑선교회는 처음에는 공식적 입장은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2주에 한번씩 강정마을에 모여 기도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도 교단협의회(회장:김상종목사)는 최근 모임을 갖고 제주사랑선교회 평화실천신학세미나 참석자 일동이 발표한 반대성명이 자칫하면 제주도 기독교 전체가 반대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장 김상종목사는 "교단협의회 명의로 반대와 찬성의 입장을 떠나서 평화와 갈등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하는 이들의 이유는 무엇인가?
 
찬성하는 측에서는 국가안보와 마을의 경제적 발전을 주이유로 들고 있다. 해군기지 유치에 참석하는 측은 기지가 건설되면 국가안보에 이바지하고, 마을의 인프라가 개선을 통해 유동인구가 늘어나며, 편의시설이 증대와 이를 통한 고용의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한, 해군기지 건설 시 인근 비닐하우스 등 농지 일부가 수용되기 때문에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토지소유자 등은 이를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반대하는 측은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탄도탄 요격미사일 발사 기능을 갖춰 미국의 MD(미사일 방어체제)에 우리나라가 합류한다는 뜻이며 이는 중국을 자극하게 돼 한반도 평화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지적한다. 또한, 강정해안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환경적 가치가 큰 곳이라는 점도 반대의 이유다. 이외에도 해군기지 유치결의시 1천9백여 명이 사는 강정마을에서 불과 80명의 주민을 모아놓고 만장일치 박수로 유치결의를 해 주민 모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법과 절차가 무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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