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가 말하는 교회는?

다음 세대가 말하는 교회는?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6월 08일(수) 13:59

 
올해 우리 교단의 표어는 '다음 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이다. 그 동안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현재의 목회에 집중하느라 다음 세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필자에게 이 표어는 매우 의미 있게 다가왔다. 그러나 표어에 나타난 다음 세대가 교회에 이미 속해있는 세대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교회 밖의 다음 세대인지 정확하지 않다. 물론 양자를 모두 포함한다고 하겠지만 실제 총회 차원의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보면 교회 안의 다음 세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생각된다.
 
일찍이 블라우와 스코트는 수혜자의 종류에 따라 조직을 분류하면서 교회를 포함한 종교단체를 상호수혜조직으로 분류했다. 교회는 교인들에게 1차적인 혜택을 주는 조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한국교회 입장으로서는 교회 안으로만 집중되어 왔던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을 교회 밖 다음세대와도 함께 갈 수 있는 방안들을 앞에 놓고 고민하고 기도해야 한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 이후 한국 사회, 특히 교회 안팎의 다음 세대는 이전 보다 훨씬 더 진보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보수와 진보 중, 어느 쪽이 옳다거나 어느 쪽이 바람직하다는 문제가 아니다. 젊은 세대들의 실제적인 경향이 그렇다는 것이고, 젊은 층의 정치 참여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현 추세라면, 젊은 층보다 더 어린 청소년, 유ㆍ소년층은 지금보다 더 진보적인 경향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한국교회를 향해 새로운 도전들을 줄 것이다. 그러나 다음세대의 도전에 교회의 응답은 준비되고 있는가?
 
현재 교회에 대한 사회의 비판이 많다. 하지만 비판하는 이들은 자신들이 기독교인보다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지 않다는 사실을 그들 자신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다만 기독교인들의 삶이 최소한 자신들의 삶의 방식과 다르거나 더 우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의 이러한 새로운 기대와 한국 사회의 급변하는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우리 자신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 필요하다. 지금 여기에서 교회가 무엇이며,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고, 왜 그러한 일을 교회가 해야 하는 가에 대한 궁극적 결정과 행동을 산출해 나가는 의도적이고 조직화된 노력이 필요하다. SWOT(Strength, Weakness, Opportunity, and Threat) 분석과 같은 사회과학적 분석을 이용해 교회와 교회를 둘러싼 외적, 물리적 환경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호작용의 실체를 파악하여 교회의 내적 약점과 외적 위협을 최소화하고 극복하는 동시에 내적 강점과 외적 기회를 극대화하고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외적인 기회와 위협은 무엇이며 내적인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시급하다.
 
구약 요엘서 2장 28절을 다시금 묵상할 때이다.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장래를 말하는 이는 다음 세대이다. 교회 안팎에 있는 다음 세대들이 이야기하는 교회 상, 미래의 교회 모습에 대해 들어야 한다. 진정 '다음 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의 생각을 읽고, 다음 세대와 소통하고, 다음 세대와 함께 하는 교회, 교회 지도자가 많아야 한다. 그런 꿈을 꾸는 한국교회를 기대한다.

이만식
교수ㆍ장신대ㆍ사회복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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