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처럼 소중한 '신앙의 대잇기'… 목회자 먼저 확신과 비전 갖길"

"생명처럼 소중한 '신앙의 대잇기'… 목회자 먼저 확신과 비전 갖길"

[ 교단 ] ■ '다음세대 신앙 대잇기' 특별 좌담회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5월 31일(화) 16:47

총회 제95회기가 어느덧 중반을 넘어섰다. 총회주제가 '다음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로 정해진 후 산하 노회와 교회, 기관 등에서 실천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총회 임원회 자문위원회로 다음세대교회교육추진위원회가 발족되고, 전국 4개 권역에서 세미나와 집회를 열면서 여론 환기에 나섰다. 본보는 다음세대 신앙 대잇기에 대한 중간평가와 향후 전망을 위해 총회장 김정서목사, 다음세대교회교육추진위원회 위원장 류영모목사와 서기 박봉수목사를 초청한 가운데 좌담회를 가졌다. <편집자 주>

    일시: 2011년 5월 25일   장소: 본보 회의실
 참석자: 총회장 김정서목사(제주영락교회,左), 다음세대교회교육추진위원회 위원장 류영모목사(한소망교회,中), 동 위원회 서기 박봉수목사(상도중앙교회,右)
 사회: 편집국장 안홍철목사 / 정리: 신동하기자 / 사진: 임성국기자


   

안홍철편집국장 : 총회주제가 '다음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로 결정되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구체적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총회 산하 교회의 반응과 후속조치는 어떠한가?

김정서총회장 : 먼저 주제 선정에 대한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온지 1백30년 가까이 됐다. 우리 민족이 굴곡 많은 근현대사를 겪으면서도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독교 영성이 큰 몫을 했다고 본다. 그러다 정체 내지는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마음이 해이해졌다. 세상에 온갖 좋은 것들이 많아지니 하나님 붙잡고 사는 신앙심도 떨어졌다. 가족 관계에도 변화가 왔다. 인구감소가 왔다. 인구가 적어진다는 건 선교할 수 있는 사람이 적어진다는 얘기다. 이 와중에 교회 선교도 정체되고,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고 지지를 못받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데올로기 영향이다. 포스트모던 시대에서 종교 다원주의 사상이 저변에 깔리며 젊은층이 점점 물들어가고 있다. 자연히 기독교의 절대성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우리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영적상태도 고갈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런 속에서 한국교회 미래가 어떻게 되겠는가. 정체 내지는 감소한다. 한국교회가 이 부분에 있어 더 이상 망설여서는 안된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기독교가 어느 때인들 도전을 받지 않았는가. 두려워하지 말고 전진해 나가야 한다. 비판적 대응보다는 똑바로 믿으면 되는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대를 잇는 건 생명처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류영모위원장 : 한국교회의 성장과 부흥이 중단되었다는 염려는 20년이 넘었다. 통계청 조사결과를 보면 충격 그 자체다. 2006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기독교는 8백76만6천여 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14만4천여 명(1.6%)이 감소했다. 그것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할 것은 다음세대 수가 줄었다는 사실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줄었다. 1997년부터 2002년 어간에 중고등학생이 11% 감소하고, 교회학교 청소년부는 32%가 줄었다. 그러면서 위기감이 깊숙히 다가왔다. 이러다 한국교회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총회가 야심차게 다음세대 육성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교회교육 활성화의 불씨가 당겨졌다.

박봉수서기 : 지금 목회 현장은 '사막화 현상'을 연상케 한다. 중국이나 아프리카 대륙에서 사막이 번져가며 사람 사는 곳이 점점 없어진다고 알고 있다. 한국교회가 그런 상황이 아닐까 생각한다. 농어촌교회 상당수가 아이들이 없어 교회학교 문을 닫았다. 지난 10여 년 간 성경학교나 수련회를 개최할 수 없는 교회들이 급진적으로 늘었다. 한국교회의 영적인 사막화 현상은 교회학교에서부터 밀려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총회장님이 시의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본다. 부디 단발성 구호로 그치지 않길 기대해 본다.

안홍철 : 출산율 저하와 기독교 위상의 추락, 담임목사의 무관심, 가정 신앙교육의 부재 등 여러가지 이유로 오늘날 교회학교가 침체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김정서 : 교회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세대 간 단절이 교회학교 부흥을 막고 있어 '교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세대와 격의 없이 지내야 한다. 목회자와 교회 중진들은 다음세대를 교육 대상이 아닌 목회 대상으로 생각을 바꾸고 예산도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또한 목회자들은 신앙의 대잇기에 대한 절박함이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목회자 먼저 확신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 '쉐마 교육'의 중요성을 알린 신명기 6장 4~9절 말씀을 근거로 해 하나님께서 주신 신앙교육 명령을 마음에 새기고, 어떤 환경에서도 부지런히 가르쳐야 한다.

류영모 : 저출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기독교가 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위기가 온다. 최근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가 "한국사회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구촌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민족이 될 것이다"라고 공공연하게 경고성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1960년대에는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출산율이 6명이었다. 10년 후에 4명으로 줄고, 또 10년 후에 2명으로 줄었다. 1999년도에는 1명이 됐다. 지금은 1.2명이다. 문제는 저출산이 한두해가 아니라 장기간 지속된다는 데 있다. 프랑스와 독일, 호주는 국가정책으로 출산율을 늘리고 있다. 호주는 부부가 3명 낳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출산율 저하를 해결하지 않으면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 교회에서 출산을 장려하고 적극 권장하며 성도들이 이를 적극 실천하면 교회와 민족, 그리고 지구촌을 살리며 더 나아가 하나님의 가치를 구현하는 일이다. 저출산 극복은 교회뿐 아니라 민족의 문제이기도 하다.

안홍철 : 총회임원회 자문위원회로 다음세대교회교육추진위원회가 조직되고 전국을 순회하며 세미나와 집회를 가졌다. 성과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부탁한다.

류영모 : 크게 3가지 정도 놀라운 효과가 있었다. 첫째, 다양한 강의와 통계 제시를 통해 교회학교 위기감을 알리면서 미래 주역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둘째, 신앙의 대잇기에 대한 신학적 배경과 비전이 제시됐다. 기독교는 그동안 수평적인 지상명령에 집중했다. 유대교육은 '쉐마'에 집중하면서 수직적인 신앙의 대잇기를 했다. 반면 무슬림은 두 가지 콘셉트 모두를 잡았다. 무슬림은 수평과 수직 모두를 활용해 목숨 걸고 자신들의 종교를 전하고 있다. 기독교는 사업을 하더라도 선교를 위해 한다 생각했다. 그러나 무슬림은 직업 자체를 선교로 본다. 구약적인 지상명령과 신약적인 지상명령을 우리도 지켜야 한다. 셋째, 구체적인 사례 제시가 많이 됐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대로 몰락하지는 않겠다하는 비전을 던져주는 계기가 됐다.

   

박봉수 : 기획 단계에서 역점을 둔 것은 담임목사 초청이었다. 이전에는 다음세대 문제를 이야기 하면, 주로 교회학교 교사들을 독려하고 교육전문가들을 훈련시키는 일을 해왔다. 그랬더니 현장에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결정권을 가진 담임목사가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본다. 솔직히 지금까지는 담임목사가 강 건너 불구경하지 않았나. 담임목사는 교회학교를 소위 현찰이 아닌 어음으로 본다. 내가 목회할 때 찾아쓸 수 없으니까 그렇다. 어음에 투자할 여유가 없다. 이번에는 그 부분에 대해 충격으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담임목사의 생각을 전환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4개 권역 통틀어 5백명 가까운 담임목사가 참석해 6시간 넘도록 강의를 들으며 의견을 나누었다. 대부분은 "이런 모임은 처음이다.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의식전환이 교회 전체에 스며들기를 바란다. 또한 새로운 시도와 프로그램도 제시를 했다. 반응이 좋아 이후로 자료를 계속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프로그램 실행에 대해 실무진들을 보내겠다 약속했다. 평신도를 대상으로 한 저녁 집회는 교회와 교사를 비롯한 평신도가 공조한다는 측면에서 좋았고, 목회자와 평신도 두 부류가 함께 고민을 나누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김정서 : 교회가 다음세대 교육의 중요성을 알지만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지침이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위원회를 조직했다. 세미나에 참석해 특강을 하고 목회자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희망의 불씨를 지피겠다는 다짐들을 들었다.

안홍철 : 목회자의 자성도 중요하지만 학부모들도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입시 위주의 지나친 교육열이 가정에서 신앙교육을 등한시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가정에서 신앙의 대잇기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김정서 : 다음세대를 부흥시킨다고 해서 교회 밖으로만 눈을 돌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부도 고루 살펴야 한다. 어른들이 자신의 자녀부터 신앙의 대잇기를 철저하게 시작해야 한다.

류영모 : 다음세대 부흥에 대한 해법 마련은 한두 해 문제가 아니다. 또한 총회나 노회, 일부 교회만의 문제도 아니다. 특히 교회가 신앙교육에 '나 몰라라' 해서는 절대 안된다. 모두가 몸부림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안홍철 : 다음세대 부흥이 단발적인 구호로 그치지 않기 위해 총회, 노회, 교회가 연계해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이 필요한가?

박봉수 : 담임목사가 보좌하는 평신도 지도자들, 특히 장로들의 의식변화가 따라가야 한다. 또한 다음세대대 신앙 대잇기도 선교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다음세대 신앙 대잇기를 위한 구체적 매뉴얼이 필요하다. 그래서 각 가정이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매뉴얼을 총회가 개발해야 한다. 전도학교 매뉴얼이 좋은 예이다. 교회 보급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김정서 : 좋은 제안이다. 연령별이나 신앙수준에 맞는 매뉴얼이 필요하다. 그리고 거기에 적합한 성장 체크리스트도 만들어야 한다.

류영모 : 한 번의 슬로건이나 행사 치르다 끝나는 식이 되면 안된다. 앞으로 총회가 어떤 주제를 삼던 간에 그 속에 다음세대 육성에 대한 기조가 심어져야 한다. 그리고 우리 교단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로 뻗어나가야 한다. 교회적으로는 담임목사가 이런 일들을 추진할 때 당회에서 예산 배정 등의 협력을 해줘야 한다. 또한 교목, 교회학교 교사 등을 선교사 차원에서 대우하고 정책을 개발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들을 학원선교사로 인식해야 한다.

안홍철 : 다음세대를 향한 총회정책의 실현이 지속적으로 가능하기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박봉수 : 쓴소리 좀 하겠다. 총회가 기구개혁을 하면서 행정 편의주의 틀 안에서 교육자원부의 기능을 약화시켰다. 교육자원부는 다음세대 살리기를 위한 본부나 마찬가지다. 정책 연구에 커리큘럼 개발까지 두 기능을 다 수행해야 하는데, 지금 위축돼 있다. 개선책이 요구된다. 또한 총회가 지금 창립 1백주년을 기념해 공과를 개발하고 있는데 재정이 없어 진행이 더디다. 제일 피해를 보는 것은 다음세대다.

김정서 : 재정 집행에 본인도 안타까움을 느낀다. 최근 일본 지진 구호헌금과 구제역 관련한 헌금이 별도로 걷히면서 이 여파로 총회주일헌금이 아직도 50% 정도가 들어오지 않았다. 또한 교육자원부에 대한 개선 제안에도 충분히 공감을 한다. 예산 배정과 인력 충원이 필요한 것을 잘 인지하고 있다.

안홍철 : 총회 주요정책에 맞춰 본보가 다음세대를 위한 섹션면을 만들어 여론을 주도하며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본보에서 다뤘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김정서 : 기독공보가 미래를 준비하는 교회 사례를 발굴하고 교회교육을 강조하는 기획과 특집을 위해 별지의 섹션을 만들어 내는 것에 감사한다. 이 글을 접하는 독자들이 필요에 따라 벤치마킹을 통해 자신의 몸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기를 바란다. 당부하는 바는 다음세대 사역의 중요한 축인 군 복음화와 기독교사학에 대한 부분도 더욱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안홍철 : 신앙의 대잇기는 결국 나라와 민족, 교회를 살리는 다음세대살리기임을 인식하고 총회와 노회 교회가 연계해서 지속적인 운동으로 펼쳐나가야 한다는데 공감하며 참석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일동 :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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