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는 자가 주님의 제자

용서하는 자가 주님의 제자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3월 31일(목) 11:48

미국 달라스 제일 침례교회를 담임하셨던 크리스 웰 목사의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감동이 있고, 큰 도전이 되곤 한다. 목사님은 일찍부터 사냥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것도 꼭 토요일에 사냥을 하곤 했던 모양이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주일을 위해서 해산의 수고로 설교를 준비하고 있을 시간에 크리스 웰 목사님은 어김없이 사냥을 하곤 했으니 주위의 눈총을 살만도 했을 것이다.
 
어느 토요일도 목사님은 사냥을 나갔고, 짐승 사냥에 몰입해 있었다. 순간적으로 수풀 속에 움직이는 사냥감에 정조준을 해서 쐈는데 정작 쓰러져 있는 것은 사슴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그러니 목사로서의 사역은 끝장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목사가 토요일에 사냥을 즐기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멀쩡한 사람을 쏘아 죽였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것도 30대 초반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그가 목회를 계속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돌아와 곧장 교회에 이 사실을 보고하고 사직서를 냈다고 한다. 교회가 발칵 뒤집혔을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교회는 고심 끝에 참으로 어려운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사직서를 반려하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 이유는 "과실 치사죄를 범한 목회자를 우리가 계속 모시지 않으면 어느 교회에서 청빙해 가겠는가? 담임 목사의 실수를 용서하자." 그래서 크리스 웰 목사에게 계속 목회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결국 크리스 웰 목사는 그것을 받아들여서 이 교회에 뼈를 묻을 각오로 열과 성을 다해 목회를 하여 달라스 제일침례교회는 크게 부흥 성장하게 되었고, 새들백교회의 릭 워렌 목사님과 같은 많은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내가 용서함을 받았기 때문에 평생을 통해서 용서하는 자가 주님의 제자"라고 틈틈이 눈물의 설교를 했고, 자신이 이를 실천함으로 미국에서 제일 큰 교단인 침례 교단 안에서 가장 존경받는 목회자로 '침례교의 아버지'가 되어 43년을 그 교회에서 장기 목회를 했다고 한다.
 
요즘도 교계가 시끄럽고 이런 저런 문제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교회들을 볼 때마다 크리스 웰 목사와 달라스 제일침례교회를 생각하게 된다. 때로는 목사가 '먹사'로 불리고, 기독교가 '개독교'라고 폄하되는 현실에서 우리에게는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기독교가 자꾸만 사회로부터 평가절하되며, 신뢰도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상당 부분 교계 지도자들 특히 교역자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 할 말을 잃게 된다.
 
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문제로 세상이 시끄러운가? 때로는 나 혼자 의인이 되겠다고 많은 사람을 불의한 자 되게 만드는 것은 조심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모든 교역자들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참회의 기도를 하지 않으면 안될 때가 지금인 것 같다. 건강관리를 위해서 쉬는 월요일만이라도 나름대로 취미생활을 하고 여가를 선용하는 것을 누가 뭐라고 할 것인가? 그래도 최소한의 분수는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존경하는 선배 목사님께서 취미로 골프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들려주셨다. 한 번은 미국 집회를 가게 되었는데, 그 교회 근처에 좋은 퍼블릭 코스가 있는 골프장이 있음에도 그 교회 목사님은 골프를 하지 않는다는 얘길 듣고 그 이유를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목사님은 교인들 가운데 상다수가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스시를 만들어 팔고 식당, 주유소, 슈퍼마켓에서 열심히 일하며 헌금을 하는데, 제가 어찌 한가로이 골프를 즐길 수 있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이후 목사님도 아예 골프를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렇다고 남이 하는 것을 말릴 생각은 없다고도 하셨다. 그 말씀을 들은 이후 "목사님, 운동하셔야 됩니다"라며 골프채를 선물로 받기는 했지만 베란다 한 쪽에 치워두고 말았다.
 
한국교회는 아직도 썩 너그럽지 못한 것 같다. 세상은 더욱 그렇다. "나도 너처럼 고기 먹고 지냈으면 너를 이길 수 있어." 싸우는 도중 밑에 깔린 친구 녀석의 말을 듣고 평생 고기를 끊고 살았다는 알버트 슈바이처 박사의 어린 시절 추억담이 생각날 때가 있다.

임화식
목사ㆍ순천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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