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 아자! 한국교회

아자! 아자! 한국교회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02월 16일(수) 15:00

 
1884년 황해도 장연에 솔내교회가 세워짐으로써 이 땅에 개신교가 전래된 지 1백27년이 되었다. 한국 개신교가 괄목할 만하게 성장한 것은 성경 말씀에 대한 순종과 새벽마다 드린 기도와 열정 있는 선교, 남모르게 행한 봉사와 값없이 흘린 순교자의 피를 기쁘게 받으시고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이리라 믿는다. 그러나 최근 한국교회의 모습은 심히 염려가 된다. 교회의 세속화 경향, 지도력 부족, 윤리성 추락, 이단의 횡행 등으로 개신교에 대해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점점 그 호감도를 잃어가고 있고, 심지어는 기독교를 '개독교'로 폄하하는 반(反) 기독교 정서까지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위기 조짐은 양과 질, 모두에서 나타났다. 2005년 기준으로 통계청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40년간 한국개신교 교회의 수는 5천개에서 6만개로 12배 늘어났고, 교인 수는 60만 명에서 8백60만 명으로 14배 정도 늘어났다. 반면에, 최근 10년간 교인 수는 8백76만 명에서 8백62만 명으로 14만 명이 줄었고, 전체 인구에서 개신교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20%에서 18%로 낮아졌다. 양적인 교회 성장률이 둔화되었을 뿐 아니라, 질적인 면을 현상적으로 보여주는 교회의 대(對) 사회 신인도에서도 분명한 하락세를 보여준다. 2009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실시한 한국개신교 신뢰도 조사를 백점 만점으로 환산할 때, 기독교인의 신뢰도는 45.0점, 목사의 신뢰도는 48.6점, 교회의 신뢰도는 52.5점으로, 한국 개신교는 사회로부터 우려할 만한 불신임을 받고 있다. 이에 몇몇 교계 지도자나 단체는 한국교회에 울리는 '적색경보음'을 들으며, '한국교회, 새 희망이 있는가?'를 묻기도 하였다. 한국교회의 현실은 분명히 위기이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자성(自醒)하고 자정(自淨)하려는 분명한 의지가 있고, 아직도 세상이 알지 못하는 긍정적인 영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한, 또 위기가 되는 문제의 진원지를 파악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처하여 잘못된 점을 바로 잡고 새롭게 변화된다면, 위기는 한국교회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려면, 교회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교회의 건강한 공동체성 회복이 요구된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것(행 1:8)처럼 교회는 그분이 전하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고 또 이를 전하신 분이 그리스도시요 주님이심을 알리는 증인 공동체이다.
 
그러므로 교인들의 필요에 따라 변하는 교회가 아니라, 처음 교회가 가졌던 정신과 비전을 공유하며 나누는 교회로 되돌아가야 한다. '문어발'식으로 활동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사역 중심'의 교회가 아니라 제자 삼음에 중심을 둔 '비전 중심'의 교회로 건강한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또한, 양(量)적 성장의 면에서 양에 대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교회의 양적 규모는 수(數)가 아니라 관계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그것은 목회자와 교인의 관계성이 바람직하게 유지되는 점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한편, 질적 성장과 관련하여 교회의 윤리성과 사회성을 제고함으로써 교회의 대(對) 사회 신인도를 회복해야 한다. 왜냐하면 세상은 교회를 일차적으로 영성이 아니라 윤리성의 잣대로 판단하기 때문이며, 예수 그리스도는 단지 '교회의 머리'가 되실 뿐 아니라 세상과 역사를 다스리는 '세상의 머리'이기도 하시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위기를 헤쳐 나가라면, 의식 전환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에 합당한 구체적인 행위가 따라야 한다. 무엇보다도, 신자 개개인에게 철저한 자성과 회개, 낮아짐과 비움, 나눔과 섬김, 헌신과 희생이 지금보다도 더 많이 요구된다. 또, 한국교회 전체가 복음의 정신과 비전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연결망 구축이 화급하다. 나아가, 한국교회의 미래를 예측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다음 세대를 위한 중장단기 종합기본계획이 수립ㆍ실행되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지금의 위기는 한국교회가 새롭게 도약하고 하나님의 쓰임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교회가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기"(계 2:5)만 한다면 말이다. 한국교회여! 함께 일어나자. 한국교회! 아자! 아자!

장흥길
교수ㆍ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