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라의 신이 된 바울과 바나바

헬라의 신이 된 바울과 바나바

[ 연재 ] 사도바울행전III. 바울의 전도 여행(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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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07일(화) 17:54

바울과 바나바는 이고니온에서 추방되어 농원 지대를 뒤로 두고 황량한 대초원을 하염없이 걸어갔다. 곳곳에 양과 염소의 목장이 있었다. 깎아지른 듯한 산자락에는 산적들의 소굴이 있었다.

이고니온에서 다음 목적지인 루스드라까지는 직선 거리로 32킬로미터였다. 길은 가축이나 다닐 수 있는 험한 오솔길이었다. 루스드라 사람들은 도시 전체를 헬라의 으뜸신 제우스에게 바쳤고, 성문 옆에 제우스 신전을 세우고 제사하였다.

   
▲ 루스드라의 주민이 바울과 바나바를 헬라의 신으로 알고 제사를 바치려 하고 있다.(17세기, 보베대성당)
바울과 바나바는 루스드라에서 청년 디모데의 집에 머물렀다. 로마의 관리였던 그의 아버지는 타계하였고, 디모데는 유대인인 외할머니 로이스와 역시 유대인인 어머니 유니게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 집은 믿음의 가정이었다.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이 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을 확신하노라"(딤후 1:5).

디모데의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메시아를 기다리고 소망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디모데는 성경을 암송할 수 있을 정도로 듣고 배웠고, 헬라어를 자유롭게 읽고 쓰며 말할 수 있었다. 바울은 훗날 그를 성직자로 세웠다.

디모데의 안내로 두 사도는 루스드라에서 복음의 씨를 뿌렸다. 제우스의 축제일에 두 사도는 공공 집회장에 가서 군중들 앞에서 설교를 시작하였다. 그날 희한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루스드라에 발을 쓰지 못하는 한 사람이 앉아 있는데, 나면서 앉은뱅이 되어 걸어 본 적이 없는 자라"(행 14:8) 그 지체가 부자유한 사람은 두 사도를 하늘에서 내려온 사자인 양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입을 열어 말은 하지 않았으나, 두 사도가 자기를 고쳐 주기를 갈구하고 있었다.

바울은 "낫고자 하는" 그의 소망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낫게 할 수 있다는 그의 확신을 느꼈다. 바울은 설교를 중단하고, 그 지체가 부자유한 사람을 보며 엄숙하게 말하였다. "네 발로 바로 일어서라".

그는 마치 높은 곳에서 위대한 힘이 잡아당기듯이 일어나 걸었다. 그것을 본 루스드라의 시민들은 깜짝 놀라 크게 소리 질렀다. "신들이 사람의 형상으로 우리 가운데 내려오셨다". 그들이 말하는 신들이란 그들이 신앙하고 있는 영원한 방랑자 제우스와 그 사자 헤르메스였다. 키가 크고 검은 수염이 난 바나바는 제우스가 되었고, 키가 작고 말을 잘하는 바울은 헤르메스가 되었다.

제우스의 신관들은 제우스 신이 출현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피리 부는 사람들과 두 마리 제사용 암소와 화한을 가지고 와서, 무리들과 함께 두 사도를 신으로 모시고 제사하려 하였다. 사태를 알아차린 바나바와 바울은 옷을 찢고 무리 가운데 뛰어 들어가서 소리 질렀다. "여러분이여 어찌하여 이러한 일을 하느냐. 우리도 여러분과 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라".

루스드라 사람들은 쉽게 열광하였고 또 쉽게 냉정해졌다. 바울은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이런 헛된 일을 버리고 천지와 바다와 그 가운데 만물을 지으시고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함이라"(행 14:15).

김희보 / 목사ㆍ서울장신 명예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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