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애국심

신앙과 애국심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10월 12일(화) 20:08

한반도는 참 '이상한 땅'이다.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는 역동적이고 개방되고 자유로운 사회와 감옥같이 폐쇄된 사회가 가장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지역"이라고 평했다. 

그 반쪽 땅에서는 G20(주요 20개국) 회의가 개최되고 또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급속한 경제와 민주 발전 그리고 교회 부흥이 이뤄진 반면 다른 반쪽에서는 삼대째 국가 권력의 세습을 통해 27살(?)짜리가 대장 계급장을 달고 국가의 2인자 자리에 전격 진입하고, 인민들은 굶어 죽어가는 거대한 노예 국가가 공존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땅이다.

한반도는 참 '위험한 땅'이다.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어 있는 상황에서 며칠 전 우리 교회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 파주 탄현면에 남침용 땅굴로 보이는 굴이 또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우리의 발밑까지 동족의 심장을 겨누는 적의 총검이 은밀히 스며들고 있는데 우리는 음란과 인터넷과 게임, 마약과 퇴폐문화에 취해있다.  

이러한 때에는 '이 민족을 내게 주소서'라며 기도했던 에스더처럼 조국과 민족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 하지 않을까? 저 북한 동포들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그들을 우리 손에 맡겨 주옵소서! 우리의 기도 가운데 저 불쌍한 동포들을 구원하여 주소서! 이렇게 기도하며 온 나라가 하나님 앞에 엎드려야 할 때 아닌가?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을 바라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나님에 대한 신앙심이 갈수록 엷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애국심'이나 '선공후사(先公後私)' '멸사봉공(滅私奉公)' 같은 고귀한 정신적 신념이라도 있는가 하면 그런 것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오직 그들이 열광하는 것은 스포츠ㆍ연예계 스타요, 은금 숭배 사상뿐이다. 돈을 숭배(cult)하는 곳엔 언제나 폭력과 음란문화가 피어나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요즘 세대는 포스트 모더니즘 조류 속에서 극단적 이기주의에 물들고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렸다. 이것이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더 뜨거운 구령열을 가지고 우리 다음 세대들을 구원하지 못한 결과 아니겠는가? 각성과 회개가 뜨겁게 일어야 할 때이다.

기독교엔 국경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기독교인에겐 조국이 있다.

일본의 우치무라 간조(內村鑑三)는 미국 유학시절 일본의 지도를 펼쳐놓고 '예레미야'를 읽으며 조국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고 한다. 그는 "나의 신앙은 애국심으로 힘을 얻고 나의 애국심은 신앙으로 깨끗해진다"고 말하고 예수(Jesus)로 일본(Japan)을 구원하는 길 밖에 없다고 믿으며 두 개의 'J'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나는 아주 어렸을 때 6ㆍ25 전쟁에 참전한 아버지가 적탄에 맞아 피 흘리며 죽어간 쓰라린 아픔이 있고, 커서는 공군에 들어가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정신교육장교를 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흐르고 태극기만 보아도 콧등이 시큰해지는 감동이 있다.

옛날 포로로 끌려간 유대인들은 바벨론 강가에 앉아 빼앗긴 조국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조국을 잃은 그들은 찬양할 마음도 잃어버려 비파와 수금을 강가의 버드나무 가지에 걸어 두었다(시편 137편). 조국을 잃으면 신앙도 시들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신앙인에겐 조국이 있어야 하고, 신앙인은 모두 애국자여야 한다.

류영모 / 목사ㆍ한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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