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다운 삶과 신앙

그리스도인다운 삶과 신앙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4월 21일(수) 17:30

지금 온 세상이 요란하고 시끄럽다. 여기저기에서 티격태격 다투며 싸우는 소리, 삿대질하고 멱살잡이 하는 소리, 눈알을 부라리며 고함치는 소리, 주먹다짐에 칼부림하는 소리, 인류 최후의 전쟁이라도 벌이겠다는 각오로 법정 소송도 마다하지 않고 서로 물고 뜯는 소리에 나라 안팎이 전부 커다란 전쟁터가 되어버린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런데 문제는 거룩해야 할 교회의 현실도 이와 비슷하다는 것이 너무나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예수님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3:34)고 말씀하셨지만 과연 교회가 우리끼리 서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예수님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마 19:19)고 말씀하셨지만 과연 우리가 형제와 이웃을 그렇게 사랑하고 있는지 뒤돌아보면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라는 사실을 우리가 제 아무리 앵무새처럼 떠들어댄다 할지라도 그것을 말만하고 하나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런 외침은 전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우리의 귓전을 때리며 사라지고 말 것이다.

예수님은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마 16:24)고 말씀하셨지만 우리는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려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주님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 2:20)고 하셨지만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주님의 말씀이 잘못되었든지 아니면 우리가 가짜이든지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예수님은 아무런 잘못도 죄도 없이 그 모진 고통을 당하시면서도 아무런 변명도 없이 침묵하시며 십자가에서 죽으셨는데 우리는 작은 수치만 당해도 난리 법석을 피우고 서로 싸운다면 어떻게 우리가 그리스도의 자녀라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처럼 수치와 모욕을 당하면서도 침묵할 줄 아는 사람이다.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사람은 지나치게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어리석어 보이지만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주님의 뒤를 따라갈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선택하신 방법은 하나님의 외아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어 인간을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못 박아 죽게 하는 것이었다. 즉 하나님은 오직 십자가를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다 이루시고 완성하셨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칼과 창으로 무력을 휘두르지 아니하시고 오직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뜻을 다 이루셨다. 그것이 하나님의 방법이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런 하나님의 방법대로 살지 않는 것일까. 그것이 문제이다. 왜 다툼이 생기는가?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해서 싸움이 생기는 것이다. 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늘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누가 옳고 그르냐를 따지거나 다투지 아니 하시고 다만 십자가에서 묵묵히 죽으셨다. 그래서 교회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생명이 머물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교회가 누가 옳고 그르냐를 따지는 사이에 하나님의 생명이 떠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비록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고 이론적으로 모순된 면이 있어도 하나님의 생명이 머물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다. 비록 현실적으로 조금은 잘못된 구석이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생명이 머물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너무 똑똑해지려는 행태를 버려야 한다. 조금은 미련해 보여도 주님의 십자가 아래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침묵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러면 한국교회 위에 다시 한 번 더 하나님의 생명이 임하고 복음이 활짝 꽃 피우게 될 것이다.

최득섭목사/늘사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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