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리콜! 한국교회는…?

도요타 리콜! 한국교회는…?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3월 17일(수) 17:12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가속페달이 고장 난 렉서스에 타고 있던 일가족 4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뒤 5개월이 흘러서야 전면 리콜 계획을 발표한 도요타는 늑장 대처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매일경제 2010년 2월 6일자)

원래 선거직 공무원을 임기 중에 투표를 통해 해임시키는 '국민소환제'를 의미한다는데, 우리에게 조금은 생소하게 들리던 "리콜(recall)"이라는 이 용어가 최근 자동차 업계에 불어 닥친 리콜 태풍으로 무척이나 친숙한 용어가 되었다. 이 분야에 문외한인 우리 소시민들에게는 그저 결함이 있는 제품을 제조사가 거둬들여 하자를 시정하는 조치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싶은데, 매스컴을 통해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하자가 있는 제품, 또는 부품을 교환 수리해 주는 정도쯤으로 그렇게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닌 듯 싶다. 당초 이 분야에 전문가들은 도요타가 리콜을 발표한 직후 1조 3천억 원 가량의 손실을 예상했다지만, 도요타 스스로 며칠 만에 "예상 손실액은 약 2조3천5백억 원 규모"라고 높여 잡았고, 그마저도 그 액수가 점점 불어나고 있다니, 과연 리콜이 무엇이기에 세계 1위 자동차회사를 이처럼 주저앉게 만든 것일까? 게다가 과연 도요타는 이번 리콜로 "품질 하면 도요타!"라고 했던 소비자들의 신뢰까지 '리콜'할 수 있을까 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의 논리와 노하우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갈 테니까 우리가 염려할 바는 아닌 것 같고, 다만 이번 리콜 사태를 통해 오늘 우리의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논리적 비약일까? 아니, 결코 그렇지 않아 보이는 것이, '도요타 리콜'사태를 집중 조명한 각종 매체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이게 남의 일이 아닌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대체로 이번 사태의 원인을 분석한 자료들을 보면, 일차적으로는 분명 기계적 결함, 곧 가속 페달의 이상 마모가 그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하이브리드 카 프리우스의 브레이크 결함 같은 제2ㆍ제3의 오류가 추가로 밝혀지면서 "품질의 도요타!"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손상까지 하루가 다르게 기업 가치를 잃어가는 형국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로 보인다. 여기서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배경에 경영의 글로벌화에 대한 실패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실패'가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는 수많은 시련과 격동의 파도를 거쳐야만 했다. 특히 2005년 11월 발표된 인구 총조사를 통해 "8백61만6천 그리스도인"이라는 우리의 실상을 접하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경영학적으로 말한다면 세상으로부터 교회가 '리콜'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과한 표현일까?

'도요타 리콜' 사태가 보여주듯, 문제에는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을 알면 해결과 치유책이 있음을 기억한다면, 지금이 바로 늦지도, 그렇다고 이르지도 않은 시점일 것이다. 특별히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이동한 교우들을 심층 면접한 결과를 보면, 대략 교회의 신비성 상실과 교회가 너무 시끄럽다는 것으로 요약되는바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참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결국 이 둘은 하나로 오늘 우리에게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주님의 음성이 들려야 할 교회가 사람들의 소리로 가득하더라는 외마디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도 바로 오늘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있으니 자성하자느니, 또 '누구 탓'하며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자는 게 아니다. 우리는 '복음'이라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priceless) 상품을 들고 세상 한복판에 서 있다. 제발 복음을 값싼(cheap) 상품으로 만들지 말자는 것이다.

교회의 모든 사역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삶의 원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회 생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상에서의 삶이다. 본질만을 추구하며, 오늘 우리 안에 있는 부정적인 것들을 너무 예민하게 바라보지는 말자!

홍성호/목사ㆍ순천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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