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를 가진 딸의 존재 부담스러워하는 나아빠 씨

■ 장애를 가진 딸의 존재 부담스러워하는 나아빠 씨

[ 상담Q&A ] 상담Q&A<9>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3월 09일(화) 17:36

Q : 신체적 장애를 갖고 태어난 제 딸이 어느덧 청소년이 되었습니다. 여느 애들 같으면 이 나이에 이쁘게 보이려고 이것저것을 사달라고 할텐데 남의 도움 없이는 다니지도 못하니 바라보는 부모 마음을 어찌 표현 하겠습니까. 어린시절 소아마비 증세가 생기면서 지금까지 언어장애와 부분 안면마비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자연히 친구들에게서 멀어지고 커가면서 장애의 심각성을 알게되니 더욱 속 상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현재 제 마음을 더 아프게 하는것은 딸 아이를 대하는 남편의 태도 입니다. 딸 아이의 장애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가정에 누구를 초대하는 일을 막으며 누가 오면 딸을 인사 시키기는 커녕 방에서 아예 못 나오게 합니다. 집안에서도 딸 아이를 외면하며 거의 대화를 하지 않습니다. 행여 두살 아래 아들의 미래에 누가 된다고 조심시킵니다.

친구도 많지 않은데 가족에게서마저 소외 당하는 딸이 너무 불쌍합니다. 제 남편은 원래 나쁜 사람이 아니고 누구보다 딸 애 때문에 걱정하며 위해서 기도하는 평범한 아빠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도 자포자기 하는 가운데 괴로와서 이런 행동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저는 딸과 남편 사이에서 어찌할바를 몰라 극단적인 생각까지 합니다. 도와 주세요.

 

A : 사랑하는 딸의 신체적인 결함과 마음의 고통을 부여잡고 통곡하고 싶어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마치 딸의 존재를 부인하는 듯한 남편의 태도 때문에 더 힘드시리라 보입니다. 따님이 청소년기를 맞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건강한 자아정체감을 확립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하여는 건전한 자긍심과 자존심을 회복해야 하는데 현재의 정서적환경이 참으로 열악한 가운데 있습니다. 어머니 입장에서 딸 위주로 다 해주고 싶으나 지금 남편의 감정상태나 아드님의 처지를 무시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한 사람을 위해서 가족 전체가 희생해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또한 다른 가족을 위해서 따님을 희생시킬 수 없습니다. 따님도 살고 가족 전체가 사는 방법은 한 가지 밖에 없습니다. 따님의 장애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따님이 현재 전체 가족 구도에서 한쪽 구석으로 밀쳐져 있는데 따님의 장애를 중심으로 온 가족이 뭉치는 것입니다. 원래 남편께서 따님이 첫 아이이고 딸이기 때문에 많이 배려하고 예뼈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커가면서 점점 장애가 심해지자 너무 실망이 되고 자식자랑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마음으로 많이 힘드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남편의 처지와 감정을 공격하거나 야단치기보다는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왜 이 딸을 우리 가정에 보내셨는지' 하나님 앞에서 함께 토로하며 걱정과 두려움을 나누며 죄책감과 수치심이 있다면 서로 고백하며 하나님의 뜻을 찾아 보시길 권합니다.

영적으로 보면 우리모두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자 입니다. 의학적으로 완벽한 건강을 가진 자는 없습니다. 두분께 예수님의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필요 없고 병든자에게라야 필요하며 내가 의인이 아닌 죄인을 부르러 왔다'는 말씀이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따님의 신체적장애는 주님안에서 사물을 보게함으로 두분을 더 성숙하고 건강한 신앙인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아드님 역시 어린 나이에 누이의 신체적 한계와 아픔, 그리고 그것을 사랑으로 감싸안는 부모님의 모습을 통하여 사회나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삶의 진정한 내용과 가족의 의미를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남편과 아내가 따님을 중심으로 동지애적 사랑을 가질 때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가운데 더 깊이 이해하게 되며 용납하게 됩니다. 따님은 두분의 깊은 신뢰가 만들어내는 안정된 분위기에서 자신감을 되찾고 가정내에서 맏딸로서나 누나로서 자기위치를 회복할 것입니다. 신체적장애가 있다고 너무 역할을 제한하지 말고 잘하는 것은 칭찬으로, 부족한 것은 도움을 받으면서 습득하도록 격려해 줄때 건강한 자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따님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이 온가족에게 임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이윤주원장
/정신과전문의ㆍ세이페병원장, 총회 목회상담지원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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