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쯤이야?

파리쯤이야?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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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02일(화) 17:05


파리로 인해 괴로움을 겪어 본 일이 있는가? '파리쯤이야?'라고 생각하시는가? 얼마 전 우리나라의 날씨와는 정반대인 무더운 호주에서 여행을 하는 중에 파리 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36도의 뜨겁고 무더운 날씨로 인한 어려움은 그런대로 견딜 수 있었지만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파리 떼로 인한 어려움은 도무지 해결할 방도가 없었다.

팔을 들어 쫓아내면 또 다시 달라붙는 맹렬한 접근 전에 속수무책이었다. 걸어갈 수가 없었다. 문득 함께 가던 동료의 등과 머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파리 떼가 새까맣게 앉아 있는 것이다. 보는 순간 눈살이 찌푸려지고, 매우 불결해보였다. 파리를 쫓아주고는 물었다. "내 등에는 파리가 얼마나 앉아있나? 몇 마리 안되지? 아까 쫓아냈는데." 대답은 기가 막혔다. "아휴, 새까맣네. 어디서 이렇게 많은 파리가 몰려왔나?"

그런데 우리와 함께 가는 사람들 가운데는 파리 떼와는 아무 상관없이 여유 있게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유심히 살펴보니 그들은 우리와 달랐다. 그들은 파리 망을 모자 위에서부터 목까지 내려쓰고 있었다.

우리들도 쇼핑센터로 달려가 파리 망을 사서 모자 위에 눌러썼다. 그때부터 파리 떼가 두렵지 않았다. 여전히 파리 떼들이 달려들고 극성을 피웠지만, 소리만 요란할 뿐이었다. 파리들이 앉는 곳은 우리의 얼굴이나 목이 아닌 파리 망이었다. 걸어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달려드는 파리 떼를 보면서 즐기게 되었다. '얼마든지 와라. 너희들은 아무 것도 아니다. 나를 멈출 수 없다.' 파리 망을 착용한 이후의 여행은 새까맣게 달려드는 파리 떼에 대한 자신감과 담대함으로 잘 지낼 수가 있었다.

이렇게 많은 파리 떼보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파리 떼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지역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그곳은 호주의 북부 도시인 다윈이다. 그곳에는 사람보다 많은 소가 있고, 소보다 훨씬 많은 파리 떼가 있단다. 소 분비물이 파리들의 서식지이기 때문이다.

다윈 사람들이 파리를 없애려면, 소 분비물을 없애거나 소독을 하여야 하는데 그러다가 소에게 문제가 생기고, 소에게 문제가 생기면 사람이 살 수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답답했다.

우리들의 삶의 자리에도 이런 일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파리 떼와 같이 맹렬하게 달라붙어 귀찮게 만들고 제대로 믿음의 길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물질의 시험과 육체의 유혹이 그것이고, 탐욕이 그것이 아니겠는가? 최근에는 노욕과 명예욕의 파리 떼를 몰아내지 못한 채 교단을 두 동강이 내고, 교계를 근심케 만드는 이들이 있다. 또한, 이제 우리 때가 되었다고 기지개를 펴면서 달려드는 탐욕의 파리 떼들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국가적으로나 교계나 눈앞에 닥쳐 온 선거를 자신의 이익과 탐욕을 채우는 기회로 삼으려고 달려드는 파리 떼와 같은 무리들이 있다. 조심하면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또한,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사순절 기간 동안 우리의 믿음을 무너뜨리려고 달려드는 파리 떼를 조심해야 하겠다.

'파리 떼 정도야?'라고 쉽게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너진다. 아무리 쫓아내도 끊임없이 달려드는 파리 떼를 막아내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이루어진 보혈의 망을 착용하자.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지나 하나님 앞으로 가까이 나가듯,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망을 착용함으로 아무리 많은 시험과 유혹과 탐욕의 파리 떼가 달려들지라도 넉넉히 이기고 전진하는 삶을 우리 모두 살아가자.

정헌교/목사ㆍ강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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