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 때문에 위축된 남편의 자리 찾고 싶은 40대 가장

■ 술 때문에 위축된 남편의 자리 찾고 싶은 40대 가장

[ 상담Q&A ] 상담Q&A<8>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3월 02일(화) 16:44

Q : 술이 원수입니다. 술이 제 인생과 가정을 송두리째 앗아 갔습니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하는 간절한 심정으로 이 글을 씁니다. 저는 결혼 18년차로 남매를 둔 40대의 가장입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간부로 재직 중이며 아내는 교육대학을 나와서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최근 야근이 늘고 회식자리가 많아지면서 나름 젊은 신입사원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모임마다 무리하게 참석하면서 매일 술을 마시게 되었고 늘 취한 상태로 밤늦게 귀가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아내와 다투게 되었습니다. 대입을 앞둔 큰 아들의 교육에 무심한 저의 태도 때문에 화가 많이 난 것 같습니다. 한푼이라도 아껴서 자식 과외 시키려는 아내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제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음주행동 자체에만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변명 같으나 그래서 더 집에 늦게 들어가고 과음을 더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와 주십시오.(고비판의 남편 전냉담 드림)

 


 

A : 술 문제 때문에 많이 위축되고 죄책감에 괴로워하시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남편의 무심함을 비판하면서도 가정사를 혼자 이끌어 가기 위해 고전분투 하는 아내도 안스러워 보입니다.

현재 당면한 문제에서 두 분 사이의 부정적인 상호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소들을 제거시키고 자녀양육 갈등 과제 등을 건설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배우자에 대하여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때 두가지 양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정서적인 의사소통이 불만족스럽거나 각자의 욕구가 좌절되는 경우입니다. 부부간의 대화는 사무적이거나 기능적인 사회생활에서의 대화와는 차별됩니다. '하라, 하지 말라'식의 명령조나 사건을 리포트하는 듯한 형식적인 태도는 오히려 두 분 사이에 거리감을 느끼게 합니다. 가정에는 수행되어야 할 여러 업무(경제 생활, 자녀 양육, 부모님 봉양 등)가 있으나 업무 수행 위주로 움직이다보면 보다 중요한 가족관계에서 서로 깊은 상처를 입게 됩니다.

먼저 남편으로서 가사와 자녀양육의 책임을 지고 밖에서는 힘든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에 대한 감사와 연민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권합니다. 진심이 담긴 말 한마디나 메모글, 아내가 좋아하는 선물 등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잦은 술자리 참석으로 인해 가정에서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직장생활에서 좀 더 구체적인 계획과 인간관계 관리가 필요하겠습니다. 피치 못할 경우는 참석해야 하나 다른 방법으로 동료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셔서 직장생활에서 어려움이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녀가 대입 입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양해를 구하고 술자리를 피하는 것도 좋습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자녀위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하지만 기본적인 아빠, 엄마의 필요를 너무 희생하지 않도록 권합니다. 가끔씩 두분이 함께 고궁이나 영화관람 등 식사도 하시고 현재의 고통과 미래의 소망 등을 서로 나누면서 두 분이 운명공동체인 것과 '같은 팀'이라는 것을 확인하십시오.

두 분의 긍정적인 대화를 위해서 냉담한 태도를 버리시기 바랍니다. 아내를 피하지 말고 외부에 나타나는 신경질적인 행동밑에 감춰진 과거에 사랑스러웠던 아내의 좌절과 고통의 절규를 남자답게 직면해서 들으십시오. 공격적이며 비판적으로 표현되는 것은 그만큼 내면이 약하고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단 의견차이가 너무 심하거나 폭력이나 심한 우울증 등이 보이는 경우, 그리고 본인의 술문제가 자신의 통제를 벗어났다고 느끼시면 정신과전문의와 상의하십시오.

하나님께서 하나로 하신 것을 사람이 나눌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두 분을 더욱 견고케 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이윤주원장 /정신과전문의ㆍ세이페병원 원장, 총회 목회상담지원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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