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선택과 집중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2월 24일(수) 14:53

얼마 전,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글을 읽어본 적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속에서 베짱이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놀기만 하는데 개미는 미래를 대비해 열심히 일을 하는 상황이 설정되어 있다. 이 이야기 덕택으로 우리는 개미하면 부지런함의 대명사로 간주한다. 그러나 일본 홋카이도 대학의 사카가미 교수는 개미의 생태를 연구한 끝에 다소 색다른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흔히 아는 것처럼 모든 개미가 동일하게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체 개미중 먹이를 비축하기 위해 일하는 비율 20%에 불과하다는 것이 사카가미 교수의 연구결과이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전체 중 60%는 하루 종일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다고 하며 나머지 20%도 이리저리 움직이고는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저 왔다 갔다 할 뿐이라는 것이다. 전체 개미 중 20%만 일을 하면서 그저 시간만 보내는 나머지 80% 개미들을 부양한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일하는 개미 20% 집단과 빈둥거리는 80%의 집단을 분리시킬 경우, 열심히 일하던 개미 집단 중 20%는 여전히 일을 하지만 80%는 일을 하지 않게 되고 빈둥거리던 80%의 개미 집단에서는 그중 20%가 자발적으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1848~1923)의 '20대 80 법칙'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이 법칙은 '파레토의 법칙', '최소 노력의 원리', '불균형의 원리'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우는데, 파레토는 1906년 이탈리아 전체 인구 중 20%가 국토 중 80%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소득분포에 대한 통계조사를 통해 소득분포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경험적인 경제법칙으로 '20대 80' 법칙을 도출했다.

이후 이 법칙은 시중 은행, 카드회사, 범죄 연구, 교육 등 다방면의 영역에서 적용되었다. 일생생활에서도 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의 최근 통화 목록을 보면, 개인에게 걸려오는 전화 중 80%는 각 개인이 교류하고 있는 20%의 사람들에게서 걸려온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법칙이 지향하는 바는 '선택과 집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핵심 20%를 찾아서 그 곳에 집중해야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연스레 나머지 80%는 관심밖으로 벗어나게 된다. 그러나 이 법칙의 내면에 있는 또다른 소리에 우리는 귀를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이상적인 목표이긴 하겠지만 전체의 20%에 집중하여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그 범위를 확대시키면 이후에 거둬들이는 결과 또한 극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 이상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전형적인 모델이 교회이다. 교회란 세상으로부터 불러냄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의 모임 또는 공동체를 말한다. 교회의 구성원은 모두 이 정신에 입각하여 예수님 앞으로 나온 사람들이다. 그 누구도 열외일 수 없고, 선택과 집중이라는 근거하에 특정 일부분에게만 해당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의 교회는 구성원 전체의 20%에 의해 운영되어지는 교회가 아닌 모두의 헌신과 섬김에 의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전체의 20%만이 아닌, 전체 1백%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모인 공동체이기에 교회는 자체적인 영향력 뿐만 아니라, 세상을 향한 거대한 파급력을 품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 각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신앙은 삶속에서 20%의 핵심 영역에서만 적용될 것이 아니라, 전체의 영역에서 발휘되어야 한다. 예수님이 하신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고 빛이다"(마5:13~14) 라는 말씀도 분명 이를 염두해두고 우리에게 주신 말씀일 것이다.

나겸일/목사ㆍ주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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