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부재의 시대,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

소통 부재의 시대,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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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01일(화) 18:51
김기태 / 교수ㆍ호남대 신문방송학과

소통이 중요한 시대이다. 사실 소통이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었지만 요즘처럼 그 중요성이 실감나는 때도 드물었던 것 같다. 여기저기서 소통하지 못하는 불통의 불편함과 고통 소리가 요란하다.

우선 인간의 내면 속에서 다양한 감성적 욕구와 이를 다스리려는 합리적 이성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인간은 불행해진다. 이런 자아 소통이 가로 막히면 분노, 불안과 같은 심리적 이상 증세가 나타나고 이 증세가 심해지면 폭력이나 범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늘날 만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스트레스도 결국 인간의 내적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 따라서 기도 생활이 원활하지 못한 기독교인은 곧 하나님과의 영적 소통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자기 자신과의 소통 뿐 아니라 이웃 즉, 남과의 소통도 마찬가지이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교회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결국 한 사람의 인생 자체를 결정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의 생존 조건 중 하나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다르게 생물학적 환경 뿐만 아니라 사회학적 환경이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만 진정한 의미의 생존이 가능한 존재이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란 의미는 곧 커뮤니케이션이 인간의 생존 조건임을 가리키는 말과 같다. 본래 커뮤니케이션은 인간 내면의 끊임없는 대화 그리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사이의 올바른 관계 형성에 필수적인 생존 조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간과 사회를 둘러싼 대부분의 영역들이 모두 커뮤니케이션 행위나 활동이란 차원에서 논의되고 평가될 수 있다. 즉, 어떤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어떤 자세로 다른 사람들과 만나야 하는가를 비롯하여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의상이 상대방에게 나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는데 알맞을까? 사랑하는 사람과는 어떤 언어와 말투를 사용하는게 좋을까? 나의 정치적 입장에 맞는 정치 지도자와 정당은 어떻게 선별하고 어떤 방식으로 이들에게 지지 의사를 표현할까? 어떻게 하면 인격적이고 세련된 인간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등 우리의 일상 중 대부분의 활동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행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이를 매개할 다양한 형태의 도구가 필요하다. 시공간적인 거리를 극복시켜 줄 매체가 필요한 것이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인간이 만든 도구가 바로 미디어이다. 따라서 미디어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적절히 사용될 때 만이 제 역할을 다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미디어의 영향력이 막강해져서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고 조종하며 나아가서는 파괴까지 하게된 상황은 분명 왜곡된 커뮤니케이션 질서와 다름아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오늘날 시급한 미디어 대책은 왜곡된 커뮤니케이션 질서를 회복하는 일이기도 하다. 즉, 각종 미디어는 제대로 활용하면 더없이 훌륭한 문명의 이기(利器)지만 잘못 사용하면 인간과 사회 그리고 지구촌 전체를 파괴하는 무서운 흉기(凶器)로 돌변할 수 있는 양면적 존재라는 사실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각종 신기술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도 인간과 사회의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로 선용될 때 만이 제 역할을 다하는 셈이다. 우리가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안목과 지혜를 얻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디어의 올바른 이해와 활용을 위한 교육 즉,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이다. 특히 교회가 앞장서서 청소년, 부모, 교회학교 교사,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미디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미디어가 세상을 향한 창으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현실에서 미디어를 제대로 읽고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기르는 일은 이제 교회의 시대적 과제 중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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