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와 배려의 미덕

양보와 배려의 미덕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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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4일(수) 11:36
손신철/목사ㆍ인천제일교회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굴지의 기업인 포스코의 감동적인 광고가 있다. TV는 물론 일간 신문의 일면을 장식한 이 광고는 경매에서 단돈 5달러로 자전거를 구입하고 기뻐하는 두 소년의 모습과 그들의 쾌거를 축하하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간결하면서도 빛나는 문장과 영상으로 아름답고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그런데 그 유쾌하고 감동적인 상생의 기쁨 뒤에는 자신의 능력과 권리를 양보하면서 소년들을 배려한 사람들이 있었다.

동생에게 자전거를 사주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5달러를 외치는 형의 마음을 읽은 사람들이, 그 마음을 고스란히 보듬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매장에 모인 사람들은 충분히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누구도 소년이 부른 값의 상한가를 외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기회를 포기하고서도 행복해했다. 포스코는 이 광고 한 컷으로 자기 기업의 이미지를 한껏 격상시켰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는 우리 교회가 지향해야 할 이미지 또한 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와 각 구성원들인 성도들이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양보와 배려를 실천하므로 자연스러운 감동을 이끌어 낼 때 기독교의 이미지는 격상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형편과 처지를 헤아릴 줄 아는 배려와, 소외된 이들의 권익을 위해 자신의 능력과 권리를 양보할 줄 아는 삶을 살아갈 때 기독교는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이미지를 드러낼 수 있다.

예수님의 산상수훈은 기독교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그 어떤 카피라이터의 글 보다 감동적인 말씀이었다. 어찌보면 기독교의 이미지는 이미 2천 년 전 예수님의 산상수훈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다만 오늘날 예수님의 제자인 기독교인들이 그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기독교가 본래적인 이미지로서 그 정체성을 회복하는 길은 양보와 배려의 미덕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우리 교회가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이웃을 향한 따스한 사랑을 베푸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소외된 계층을 향한 양보와 배려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그에 준한 정책을 마련하는 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이미지 또한 격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우리 교단총회가 금번 주제를 '하나님을 기쁘시게'로 정하게 된 것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명철한 선정이며 하나님의 또 다른 섭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야고보서 1장 27절은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고아와 과부를 그 환란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새계명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바야흐로 10월이다. 10월 중에는 우리교단에 속한 전국 64개 노회들이 대부분 정기노회로 모인다. 제94회 총회에서 결의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각 노회가 해결해야 할 사안들을 처리하는 중요한 회의이다.

노회를 앞둔 각 노회 총대들의 필수요건은 양보와 배려의 미덕이다. 노회 총대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권리를 무시하거나 자신이 소속한 부서나 교회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고집을 부리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다른 교회의 형편과 처지를 돌아보며 양보와 배려의 미덕을 발휘하는 성숙함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노회마다 이러한 온기 속에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에 하나가 됨으로 기독교의 사랑의 이미지를 함께 이루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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