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으로 더욱 빛난 창립 60周

섬김으로 더욱 빛난 창립 60周

[ 교단 ] 인동교회, 실로암안과병원에 90명 개안수술비 전달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8월 12일(수) 15:06

   
▲ 담임 김성천목사(오른쪽)가 김선태목사에게 개안수술비를 전달하고 있다.
【대전=정보미기자】 민족이 둘로 갈라져 적이 되면서 사상 초유의 유혈사태를 빚은 6.25 한국전쟁. 그 민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존폐위기를 겪으면서도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불에 탄 예배처소를 복원한 교회가 있다. 1949년 10월 20일 창립해 갖은 위기 속에서도 피란민들을 품으며 신앙의 명맥을 이어온 그 교회는 이제 이순(耳順)의 나이가 되어 대전 동구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 대전 지역의 다섯번째 장로교회로 출발해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대전 인동교회(김성천목사 시무)의 이야기다.

서민들의 삶과 정취가 녹아져 있는 인동시장을 끼고 대전에 첫번째로 난 도로를 달려가다 보면 희끄무레한 외벽에 큼지막한 십자가의 교회 건물이 눈에 띤다. 설립자 송병선목사에 이어 직전 김병화목사(전 대한기독교서회 이사장)를 원로로 두고 3년 전, 7대 담임으로 부임한 김성천목사가 시무하고 있는 인동교회.

김 목사와 성도들은 이번 60주년을 기념하며 한가지 큰 결단을 내렸다. 열악한 교회학교 예배처소를 새롭게 하기 전, 올초 신년부흥성회로 인연을 맺은 실로암안과병원에 개안수술비를 지원키로 한 것. 40돌을 맞아서는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목회자를 파송해 대전 소재 동부인동교회를 개척했다. 50주년에는 필리핀 리잘주 까다딩 이누만 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인동이누만교회와 현지 어린이들을 위한 유치원을 설립했다.

강산이 변할때마다 선교의 열매를 맺어온 교회는 이제 '섬김'의 역사를 이어나가고자 시각장애인들을 품기로 했다. 지난 9일 인동교회는 실로암안과병원장 김선태목사를 초청해 개안수술비를 전달했다. 무려 90명의 시각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빛을 찾아줄 수 있는 2천7백만원이었다. 교회 측은 60명을 목표로 온 성도들이 헌금을 모았는데 당초 목표를 훨씬 뛰어넘은 90명 분이 모아졌다며 놀라워했다.

지난 3월에는 2백여 명의 지역민을 초청해 '사랑의 무료안과 진료'도 병행했다. 이날 안내부터 식사까지 지역민들의 온갖 수발을 도맡은 성도들의 헌신 때문이었을까? 인동주민센터도 교회를 파트너로 생각하며 프로그램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김 목사는 "지역주민에게 손을 뻗어나가는 교회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밖에도 교회는 60주년을 맞이해 교회의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사진전과 기념음악회, 부흥성회 등의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1ㆍ4 후퇴 당시 피난을 온 후부터 40년간 인동교회를 섬긴 김명진장로에게 올해 교회 60주년은 더욱 특별하다. 그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면서 눈시울을 붉힌 채 감격했다.

창립60주년행사준비위원장 유정옥장로(한남대 교수)는 "전쟁 후 많은 피란민들이 생활고에 찌든 가운데 교회는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감당해 왔다"면서 "여력이 없어 목회자 생활비 지원도 어려웠지만 80년대 경제 부흥과 더불어 교회도 성장하며 교회 담 밖의 선교에 주력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총회 3백만 성도운동의 일환으로 매주 목요일 '사랑의 차' 선교운동을 벌이는 인동교회. 인동(仁洞)의 뜻처럼 어진이들이 품고 있는 교회는 대전 동쪽을 우두커니 지키며 '섬김'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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