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풍 소유권, 제주노회 20억 상환키로

이기풍 소유권, 제주노회 20억 상환키로

[ 교단 ] 상환 후 다음 행정절차 밟기로 결의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7월 21일(화) 15:44

1908년 대한예수교장로회 독노회 파송 최초 선교사, 이기풍목사를 기념해 설립한 이기풍선교기념센터가 최종적으로 제주노회에 이관될 전망이다. 건축비 부족으로 명성교회에서 20년 위탁운영하기로 했던 선교기념센터는 제주노회와 명성교회, 총회 임원회, 유지재단으로 구성된 이관위원회에서 제주노회가 20억원을 총회에 상환하는 것으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며 제주노회로 이관하게 됐다.

제92회 총회에서 총대 전원이 불참했던 제주노회(노회장:이승범)는 당시 △특별권역 지정 △이기풍선교기념센터 소유권 이양 △도내 기독교학교 설립 등 3가지 안건을 총회에 청원사항으로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작년 이기풍목사의 선교 1백주년을 기념하며 제93회 총회가 제주에서 유치됐고,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자 제주노회는 입장을 바꿔 2가지 청원사항을 철회한 후 이기풍선교기념센터의 소유권만이라도 이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같은 안건은 제93회 총회 넷째날이던 작년 9월 25일에 다뤄졌다. 명성교회가 지원한 20억 원의 임대보증금을 놓고 총대들 사이에서 잠시 논쟁이 일기도 했으나 명성교회 담임 김삼환총회장이 "20년동안 계약돼 있지만 당장이라도 넘겨줄 용의가 있다"고 밝혀 이관문제는 순조롭게 결의됐다.

이후의 절차를 위해 이기풍선교기념센터를 둘러싼 네 곳, 즉 당사자인 제주노회와 총회 유지재단, 명성교회, 그리고 임원회는 총 9인으로 이기풍선교기념센터 이관위원회를 구성한 뒤 지난 16일 유지재단 사무실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이관위는 제주노회가 20억원을 총회에 상환한 뒤 그 다음 행정절차를 밟아 나가기로 결의했다. 또 이기풍선교기념센터 이관 문제가 명성교회와 제주노회 간의 문제가 아니라 명성교회와 총회 유지재단, 또 총회 유지재단과 제주노회 간에 풀어야 할 문제라며 우선 절차를 분명히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막대한 부채를 갖고 있던 이기풍선교기념센터는 지난 2000년 3월, 이기풍선교기념센터 운영위원회와 명성교회 간의 합의가 이뤄지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합의 내용은 명성교회가 총회에 20억원을 임대보증금으로 예치하고 20년간 센터 운영권을 갖는다는 것으로 계약기간은 2000년 4월 15일부터 오는 2020년 4월 14일까지로 되어 있다.

이날 명성교회 측은 "20억원에 대한 사용목적이 분명히 있다. 회수할 경우 총회 소속 선교사 자녀 장학금으로 쓰기로 교회내에서 결의한 바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제주노회가 20억원을 총회에 상환하고 총회가 임대보증금을 명성교회에 돌려준다면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의사를 표명했다.

문제는 제주노회가 과연 이 금액을 마련할만한 여건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제주노회는 이날 회의에서 20억원을 상환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 명성교회 측이 본래 계약기간인 2020년까지 임대보증금을 유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주노회 이기풍선교기념센터 인수위원회 위원장 김영준목사(행복한교회)는 "임시노회를 열어서라도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서 20억원을 마련하겠다"면서 "상환 시기를 정할 수는 없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노회가 이렇게까지 이기풍선교기념센터의 소유권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 제주노회 회관의 주차공간 부족과 제주선교백주년기념관을 새로 건립해야 한다는 것이 소유권을 가지려는 노회 측의 입장이다.

김영준목사는 "노회 회관이 비좁아 주차할 공간이 없어 어짜피 새로 지어야 한다. 또 제주선교백주년기념관과 배형규목사 순교기념관도 건축해야 하는데, 제주 복음화의 상징인 이기풍선교기념센터 부지 내에 함께 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유권이 이관되면 제주노회는 노회 회관, 성서신학원 등을 이기풍선교기념센터 부지로 이전해 제주기독교1백주년기념종합센터로 꾸려갈 계획이다. 또 2007년 아프간 사태로 숨진 고 배형규목사 순교기념관도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센터 건립 후 적자없이 운영해 나갈 수 있는지의 여부 또한 제주노회의 과제로 남아있다. 건물 노후로 인해 매년 보수비만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이기풍선교기념센터가 현상유지를 해나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