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려고 하는 사람들

이기려고 하는 사람들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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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17일(금) 15:13

정헌교/목사ㆍ강서교회

요즈음 내 삶의 주변에는 이기려고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기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줄로 알고 힘겨루기가 한참이다. 비정규직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여야의 모습이  바로 그렇다. 누구도 이 대치 상황을 풀 능력이 없다. 모두가 이기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질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고 아픔을 겪게 된다.

이기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세상의 지혜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승리의 법칙을 가르치고 있다. '이렇게 살아라. 그러면 승리할 것이다. 이기게 될 것이다.' 승리의 비결을 모아놓은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만큼 이기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찌 세상 사람들만 승리를 원하겠는가? 믿음의 사람들도 세상 사람 못지않게 이기길 원한다. 아니 더 원한다고 하여야 맞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성도들은 요한일서 5장의 말씀을 참 좋아한다.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자가 아니면 세상을 이기는 자가 누구냐?(요일 5:4~5)"

우리 성도들은 이겨야 한다. 세상을 이기는 용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는 일에 쓰임 받는 일꾼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성도들이 세상을 이기는 일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세상을 이길 필요가 있느냐, 왜 세상을 이겨야 하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세상과 싸울 준비조차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도들이 성도들을 이기려고 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함께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형제와 자매를 이기려고 힘쓰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 되고 있다.

교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다툼들, 끊임없이 계속되는 추장 쟁탈전은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고, 교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일단 싸움이 시작되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무차별 공격으로 승리를 거두고 이익을 챙기려 하는 것처럼, 성도들이 믿음의 형제와 자매들을 싸움의 대상으로 알고 세상적인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겨야 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면서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고,  터무니없는 누명을 씌우고,  그러다가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나면, '아니면 말고'식이니  참으로 기가 막히고 마음이 아프다.

내부의 싸움에 할 수 있는대로 외부의 힘을 끌어들여 내편을 만들어 세력을 확장시켜서 무조건 이기려고 하는 치졸한 행태 때문에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그릇된 것인가'라는 판단보다는 누구 힘이 더 센가로 결판을 내려는 것이 가슴 아픈 현실이 되고 말았다.

세상에서는 범법 행위를 통해 승리를 거둔 것이 발견되면 언제든지 법의 심판을 통해 가차없이 무효를 선언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다.

지금도 여러 곳에서 들려오는 분쟁의 소식과 함께 다양한 자리를 놓고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세상을 이기고 살아야 할 우리들이,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 형국이라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 "누가 이겨야 하는가?", "누가 될 것인가?" 사람들이 묻고 있다.

나도 같은 마음으로 묻고 싶다. "주님, 누가 이겨야 합니까? 주님은 누가 이기기를 원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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