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 사교육

약과 사교육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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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11일(목) 11:38

방선기/직장사역硏 소장ㆍ기윤실이사


지금 나는 고혈압이 있어서 심장 내과 의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는 어떻게든지 내가 먹는 약을 줄이려고 애를 쓴다. 한 알을, 반 알로, 그것도 가능하면 없애려고 애를 쓴다. 그리고 다른 질병 때문에 약을 먹는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것도 가능하면 줄이라고 조언한다.

그가 내 병이 낫기를 바라지 않아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그렇게 하는데 분명히 이유가 있다. 우선적으로 약이 그 질병에 치료의 효과는 있지만 다른 영역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약이 위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때로는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약을 남용하면 몸이 약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 약국을 하시는 장로님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약을 과용,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필요 이상으로 약을 사용한다는 말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교육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의사의 진료를 받고 적절한 약을 처방받듯이 아이들이 공부를 못 따라가는 것 같으면 사교육으로 보충을 할 수 있다. 사교육 자체를 부정하거나 사교육의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아무리 공교육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사교육의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사교육을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학교에서 피아노를 안 가르쳐 주니까 피아노를 배우게 하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되겠는가? 또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영어가 성에 안 차니까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 뭐가 문제가 되겠는가? 학교 공부를 잘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보완을 할 필요가 있어서 사교육을 시키는 것은 누가 비판할 수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사교육은 잘 활용만 하면 자녀들의 교육에 플러스가 된다.

그런데 약의 경우나 마찬가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사교육의 부작용이 심각한 것을 알아야 한다. 당장에 성적으로 올리는데는 효과가 있는지 모르지만 지속적인 사교육으로 인해 아이들이 학습의욕이 점점 떨어지게 된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시험성적의 결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수하지만 학습의욕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통계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약을 자꾸 먹다보면 약에 의존하게 되듯이 사교육 역시 지나치면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기 쉽다. 그러다보면 사교육에 중독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부모가 사교육을 의존하면 당사자인 아이들도 점차 사교육을 의존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기가 독립적으로 공부하는 능력을 잃게 되고,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능력도 많이 퇴화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우리 부모들은 마치 당장 아픈 것을 낫게 하기 위해서 약을 남용하듯이 사교육을 남용하고 있는 것 같다. 병이 낫기 위해서 약을 먹지만 생각있는 의사들이나 약사들의 조언을 듣는다면 약을 마구 먹지 않고 절제할 수 있고, 약에 의존하지 않고 약을 활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 사교육 역시 절제하면서 의존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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