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은 것과 말하십시오'

'더 작은 것과 말하십시오'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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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11일(목) 11:37

장덕순/목사ㆍ이리신광교회

우리들은 큰 것을 좋아하고 높은 것을 좋아한다. 큰 사람 앞에 나가서 손을 한번이라도 잡아보면 정말 굉장한 경험을 한 것처럼 사진을 찍어서 오래 오래 보관해 놓는다. 그리고는 자손들에게 '이게 너의 아빠다, 할아버지다'라며 자손대대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큰 것을 좋아하는 우리는 큰 것에 중독이 되어서 크고 높아지지 않으면 견디지 못한다. 아이들의 성적이 오르면 행복해 하지만 성적이 떨어지면 금방 불행한 듯 여긴다. 높은 자리 하나 맡으면 행복해하지만 한 자리도 맡지 못하면 인생의 종말이 온 것처럼 생각한다.

어느 틈엔가 큰 것이 우리를 중독시켰고, 큰 것이 곧 매력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난 높은 자리에 관심이 없어'라고 말하지만 높은 자리에 올라가지 못하면 굉장히 섭섭해한다. 더 큰 집에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고,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인정받고, 더 멋있는 옷을 입어야 행세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된것이다.

교회에서도 부장, 임원, 노회장 한번 해봐야 신앙생활을 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매년 봄만 되면 이 한 단어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한다. '부총회장!'

이상하게도 큰 것 자체는 우리들에게 별로 해주는 말이 없다. 언제나 큰 것과 만나고 나면 씁쓸함이 자주 찾아온다. 일등하는 친구 만나고 돌아서면 괜히 심술이 나고, 돈 많이 버는 친구 만나고 돌아서면 자존심 상하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 만나면 자꾸 주눅이 든다. 큰 것이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줄 알고 큰 것을 향해 달려가지만 달려간 곳에는 언제나 그 다음, 그 다음이 있기 마련이다.

하나님은 모든 생명을 작은 것에서 시작하게 하셨다. 겨자씨도 작은 것이다. 우주도 하나님의 한 마디 말씀으로 태어났다. 사람도 작은 아이로부터 출발한다. 예수님조차도 작은 종으로 이 땅에 오셨다.

성경은 말한다. "그는 근본 하나님과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빌 2:6~7)."

작다고 무시할 수 없다. 작은 것이 자라 큰 것이 되기 때문이다. 작은 것을 놓치면 큰 것도 잃게 되며, 작은 일을 가벼이 하는 사람에게는 큰 일도 맡겨지지 않는다. 미국의 작가 지그 지글러(Zig Ziglar)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당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작은 것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큰 것보다도 작은 것에 먼저 관심을 갖자. 좀 더 작은 것과 말하기를 시작하자. 일할 때에도 작은 한 부분까지도 디테일하게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사람을 만날 때에도 큰 사람만 만나지 말고 작은 사람과 만나고 그 만남을 기뻐하자. 무엇보다도 새벽에 조용히 하나님 앞에 서서 하루 하루 일어난 일들과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작은 것 하나라도 자세히 알리고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갖자.

큰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작은 것이 없는 큰 것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작은 일, 작은 말, 작은 행동, 작은 성품, 작은 믿음 하나 하나 관심을 가지고 이루어나갈 때 거기에 하나님의 기적이 있다. 작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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