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의 삶 속으로 파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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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끝에서온편지 ] < 4 > 람푼 한태 선교관 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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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11일(목) 11:25
   
▲ 1998년 5월에 헌당된 '한태선교관' 앞에선 필자.

태국 조준형선교사


쫌통지역 교회지원 사역을 하면서 도시에 교회개척을 어떤 형태로 할 것인가로 고민하던 중에 동역자인 퐁싹목사와 대화를 하면서 절에서는 주말이면 노인들이나 거처가 없는 사람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면서 불공을 드리게 한다며, 교회에서도 노인들이 토요일에 와서 자고 주일에 예배드리고 돌아가는 사역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였다. 그러면 절, 태국인, 태국사회가 무슨 연관이 있기에 상부상조하는 것인가? 태국인에게 절이란 이런 곳이다.승려가 있는 곳, 거주지 지역의 승려가 되는 사람들이 모인 곳, 질서가 있고 깨끗한 곳, 주민들이 가서 쉬는 곳, 학교와 병원 같은 곳, 분쟁이 있을 때 찾아가는 재판소, 예술을 장려하고 지금은 박물관의 역할도 하는 곳, 불교의 전당으로서의 종교적인 역할과 주민들의 절기 축제의 중심지로, 또한 동네의 잔치가 있으면 절에서 필요한 기구들을 빌려 주는 곳이다. 그러므로 절은 태국인의 삶의 자리이며 정신적 영적 지주이다.

태국인이 교회를 볼 때 현재의 태국교회의 모습(주일예배 중심)이 아닌 절의 개념을 가진 눈으로 교회를 바라본다는 것이다. 즉 개념적인 교회를 보는 것이 아닌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하는 현실성에 더 관심이 있다. 이런 면에서 교회가 단지 주일예배 중심의 장이 된다면 태국인들에게 무시와 무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나는 '태국문화에 맞는 절의 역할을 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마치 구약의 성전의 역할을 하는 교회라기 보다는 회당의 역할을 하면서 태국인들의 삶과 함께하는 교회의 모습이다.

첫 사역기간을 마치고, 언제 어느 도시에서 이런 사역을 시작할 것인가를 고민하였다. 치앙마이시는 기독교 문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다. 신학교, 병원, 기독교 학교, 큰 교회들이 있기 때문에 이곳을 피해 복음이 필요하고 기독교의 혜택이 없는 도시인 람푼(치앙마이에서 30킬로 남쪽으로 쌍둥이 도시로 발전)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곳엔 1백16년 전 미국 선교사들에 의하여 복음이 전파되던 당시 마련된 2천평 부지가 있다. 제2차 대전 당시에 교회가 핍박을 받아 교인들이 흩어져 교회는 사라지게 되었고 그 후 이곳은 외인들이 들어와 우상단지들을 세우고 식당겸 술집 가라오케가 있는 곳으로 전락되고 말았다.

하루는 그 곳을 지나가는 중에 동행한 참난목사를 통해, "선교사들이 선교하던 곳인데 지금은 이렇게 버려져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듣는 순간 부끄러움과 함께 하나님께 대한 죄송함과 안타까움으로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눈물이 나는 것을 경험했다.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이 빛나던 곳이 이렇게 황무하게 되다니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내어주어 이렇게 버려져 있다니' 이곳을 지나는 자들이 바라보면서 고개를 흔들고 조롱했을 생각을 하면서 '수년내에 회복하리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회복을 원하셨던 주님이 그 마음을 부족한 종에게 주셨으리라 확신한다.

일련의 짧지않은 과정을 거쳐서 건축하려하자 그 땅에 이미 오랫동안 거주하던 주민(13가정)들이 어떻게든 땅을 교회로부터 빼앗아 보려고 단합했다. 그러나 그들이 법원에 문의하여보니 1백년 전의 판결에 '이 땅은 복음 전파와 진료를 위하여'라는 헌납자의 유언을 존중한다는 법원 판결이 있어 법적으로도 이길 수 없음을 알았다고 나중에 한 공무원이 알려 주었다. 그러자 그 땅에서 나가지 말고 돈이라도 받아보자는 생각을 하였던 것 같다. 그러나 주동자인 경찰 간부가 갑자기 죽었고, 끝까지 나가지 않으려고 버티던 식당주인과 연관된 국회의원이 선거에서 낙선하는 일이 있게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끌면서 애태우던 일들이 다 마무리 되어 그곳에 한태선교관이 새문안교회의 지원으로 아름답게 태어났다.

이곳에서는 네 가지의 사역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교회 개척 사역, 교회 지도자 양성 사역, 사회봉사 사역, 해외선교 사역 등이다. 숙박시설을 갖춰 다양한 수련회와 봉사 사역이 이뤄지고 있다. 교회가 주민들을 찾아가고 주민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항상 개방되어 있다.
1998년에 5월15일에 헌당하면서 8백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오늘 이 시간 하늘나라에서는 과거 미국의 선교사들과 고 김동익목사님이(건축 중에 천국으로 가심) 이 예배를 함께 보시면서 '할렐루야' 찬양을 부르고 계실 것 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이 센터가 들어서기까지 눈물과 아픔이 많아 보따리를 싸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 들때도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눈물의 골짜기를 지나게 하시면서 오히려 그것이 은혜를 체험하는 좋은 시간들이었음을 깨닫게 하셨고, 이곳의 주인도 선교사가 아닌 바로 주님이심을 철저하게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이제는 이곳을 떠난지도 5년이 된다. 열정있는 좋은 후배 선교사(김장원, 박철범선교사)들이 잘 감당하고 있고 창립된지 올해로 11년이 되었는데 많은 기적의 역사들이 일어나고 있다. 무당이 예수 믿고 귀신들이 쫓겨나가고, 병자들이 고침을 받고, 구원받는 역사가 일어나 성도가 2백여 명에 이른다. 현 태국 목회자가 열심히 교회를 섬기고 있으니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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