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으로 부르심을 받다'

'태국으로 부르심을 받다'

[ 땅끝에서온편지 ] <1> 선교의 주체이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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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5월 14일(목) 10:13

   
▲ 지난 1986년 총회에서 선교사 파송식때 선서하는 필자와 아내.
장신대 신대원에 재학 중인 필자에게 '선교사파송연구회'라는 모임을 통해 선교 사역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필요한 절차들을 거쳐 마침내 1979년 1월에 방글라데시에서 사역하는 고 정성균선교사님 사역을 돕는 단기선교사로 한 달간 파송을 받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방글라데시 선교사로 사역할 것을 생각하고 기도했다. 하지만 정 선교사님 가정이 파키스탄으로 사역지를 옮김으로 인해 필자 역시 기도 제목을 파키스탄으로 바꾸게 되었다.

졸업 후 후원관계가 여의치 않아 미국에서 선교학 공부를 먼저 하고 교육 행정 담당 선교사로 가기로 결정했다. 2년 남짓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목회학박사(D. Min) 과정을 수료했을때, 정 선교사님이 파키스탄에서 순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것을 조금도 귀히 여기지 않으시고 최선을 다한 삶이었다. 오직 주님 나라를 위해. 그후에 파키스탄에 선교사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나름대로 애를 썼다. 외국선교 단체에도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선교사 후보생으로 곧 선교지로 갈 것을 생각해 어느 교회에서도 전임으로 사역 할 수도 없었다.

선교사로 나가기 위해 조언을 구하던 후배들은 각자 선교지에 이미 파송되었는데 필자는 아직도 선교지에 나가지도 못한 채 마냥 지낼 수만은 없어 어느 교회 대학부 지도 목사로 이력서를 냈다. 소개해 주신 목사님도 꽤 자신 있어 했는데 그만 이력서에 중요한 한자 하나를 잘못 기재함으로 담임 목사님께서 보류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오히려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대학부를 맡게 되면 적어도 3년은 섬겨야 하는데, 그만큼 선교사로 갈 수 있는 길이 멀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으로 이력서를 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결과는 하나님께서 머지 않아 나를 선교사로 보내시려는 것으로 받아들였고 큰 기쁨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서정운 장신대 전 총장님께서 새문안교회 담임 목사님이신 고 김동익목사님을 만나보라고 전화를 주셨다. 태국에 새문안교회 창립 1백주년 기념 선교사를 보낼 계획이 있는데 필자를 추천하셨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동익목사님과의 첫 만남에서 태국 선교사로서의 비전을 품고 있지 않음을 말씀드리니 김 목사님은 함께 기도하자고 하시며 후속 조치를 취해 주셨다. 아내 이명화선교사와 함께 파키스탄을 위해 기도해왔기에 갑자기 태국으로 선교지를 바꾼다는 것을 용납하기 힘들었다. 이것이 정말 하나님의 뜻인지 아니면 우리를 시험하시는 것인지 당황해 하면서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는 꿈을 꾸는데 야자나무가 늘어져있는 바닷가에 들어가 물고기를 잡는 장면이었다. 곧이어 그날 저녁 아내도 어느 산에서 오렌지색 옷을 입은 머리를 민 사람들이 내려오고 돼지가 나타나고 사탄과 싸우는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놀랍게도 그 산은 치앙마이의 '도이수텝산'과 같고, 오렌지색은 승려 복장이고, 그 산에 아주 유명한 절이 있었다.

이런 꿈이 파키스탄만을 고집하던 우리를 향한 주님을 뜻인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렇게 얘기가 오고간지 불과 5일만에 총회 선교부, 새문안교회, 우리 부부를 후원하던 선교회와의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척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이 태국선교사로서의 부르심 받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선교지를 정해놓고 이 길 아니면 안되는 듯 낮이든 밤이든 기도 드릴때마다 보내 달라고 했던 우리의 모습, 어려운 곳에 가겠다는데 왜 주님은 응답이 없으신가에 대해 많이 답답해 했던 우리 부부. 주님은 너무 더디고 마냥 먼 듯 보였던 선교사로서의 길을 그 분의 때에 따라 이렇듯 급속히 이루어주신 것이다.

처음엔 주님의 뜻이라고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기도해왔던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에 대한 열망과 기도 또한 꼭 그곳에 가야한다고 생각해 왔던 시간들을 당장에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의지와 기도대로 선교지에 갔었더라면 아마도 우쭐함도 있었겠고, 선교의 주체에 대한 혼돈과 시행착오가 많았으리라. 그러므로 선교의 주체는 '내'가 아니라 '주님'이시라는 것을 철저히 깨닫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즉 어느 나라, 어느 때, 파송교회, 사역까지라도 주님이 정하시는 선교의 주체가 되신다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우리 부부를 22년간 사용하고 계신다. 선교의 주체이신 주님께서, 아직 이루지 못한 태국 복음화와 주변국을 위해 무익한 종인 우리 가정을 사용하고 계시는 것이다. 할렐루야!

사역 초기부터 지금까지 그치지 않고 드리는 기도가 있어 한국교회 성도님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우리 가정과 태국에서 사역하는 모든 동역자들이 태국의 영혼들을 사랑하며 영적 지도자들을 바로 세울수 있도록 돕는 것과, 태국인들이 자신들이 죄인일 때 죽으신 예수님의 은혜와 복음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조준형
태국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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