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불꽃같은 주님의 은혜'

'영원한 불꽃같은 주님의 은혜'

[ 땅끝에서온편지 ] <9> 이 땅을 향한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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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4월 30일(목) 09:32

   
▲ 사진은 지난해 12월 열렸던 선교사 자녀학교 연주회 모습.

하와이 코나의 예수전도단(YWAM) 열방 대학 선교팀이 러시아를 방문했다. 3개월 간의 예수제자훈련과정(DTS)을 마치고 아웃리치 프로그램으로 모스크바, 볼고그라드, 우크라이나 키에프를 거쳐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왔다. 특히 필자는 예수전도단 캠프를 통해 진정으로 예수님을 영접한 바 있기 때문에 이들의 방문이 참 반갑게 느껴졌다. 그동안 이 곳에서 사역을 하면서 다양한 선교팀을 만났으나 예수전도단이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설레인다.

이번에 공항에 마중을 나가니 7년째 코나에서 섬기고 있다는 팀장과 한 명의 여자 리더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1.5세가 아닌 미국 청년들이었다. 예상 밖이어서 조금 당황하기도 했으나 한인 청년들이 아니었기에 오히려 다행인 면도 있었다. 러시아는 4월에 히틀러의 생일이 다가오면 동양인 등의 유색인종을 상대로 한 스킨헤드족의 공격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로렌 커닝햄의 헌신으로 시작된 세계적인 선교단체의 활동과 이를 통해 이루신 주의 섭리를 묵상하는데 말씀 한 구절이 떠올랐다. "주는 영이시니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함이 있느니라."(고후 3:17) 그리고 "사실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는 놀라운 마음의 성소가 있다…. 그러나 그 빛은 희미해지고…, 단조로움이 다시 찾아온다. 하지만 내주하시는 주의 빛은 영원한 불꽃으로 계속해서 타오른다"는 토마스 켈리의 고백도 마음을 적셔주었다.

사도 바울의 선교 여정과 서신이 훗날 성경에 기록되었듯이 우리 선교사들의 일상적인 삶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체험할 때 그 깊고 넓은 섭리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할때가 많다. 별다른 변화가 없어보이는 사역에 답답함을 느낄때면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일어나는 놀라운 부흥을 사모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선교현장이 아닌 한국의 교회에서 목회를 하며 선교지를 후원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하지만 선교사는 일상의 작은 만남과 대화 속에서 많은 감동을 받는다. 4년여 전 큰 아들 종은이와 선교사 자녀 학교의 머린다, 제리드, 시거 선생님이 헝가리에서 있는 컨퍼런스에 참석하게 되었을 때, 어느덧 외국인들과 자연스럽고 떳떳하게 대화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심 대견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또한 종은이의 친구인 사할린 선교사의 자녀 호걸이가 상트 페테르부르그 국립대학의 강의를 소화하며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분의 자녀들을 친히 길러주시는 주님의 손길에 큰 감사를 느끼기도 했다. 호걸이는 미르 고려교회 청년리더로서 활동하며 교회의 든든한 일꾼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수년전에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천 엘레나, 김 레나 전도사 등이 삶의 새로운 전환을 꿈꾸며 이주해왔다. 그들을 주님의 일꾼으로 양육시킨 동역 선교사님들의 노고를 보면서 또 한번 은혜를 체험하기도 했다. 언젠가는 선교사들의 가정을 위해 대표기도를 하게 되어서, 이 곳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님들의 이름과 얼굴을 떠올리며 기도 드리는데 내 마음에 진한 성령의 감동이 왔다.

어떤 선교사는 건물 완공을 앞두고 있다가 화재로 다 타버리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일꾼이 죽었다. 어떤 분은 가족이 심한 질병으로 고통을 당하고, 또 다른 분은 파송 교회나 후원 교회와의 관계가 단절되거나 멀어지는 등 동역하는 선교사들이 겪고 있는 많은 상처들과 고통이 마음에 그대로 전해져왔다. 이렇게 기도를 통해 한 분 한 분의 상황을 되돌아보게 되면서 진실로 하늘의 문이 열리는 것을 체험하게 되었다.

"…그리하면 네 빛이 아침같이 비칠 것이며 네 치료가 급속할 것이며…, 네 빛이 흑암 중에서 발하며…,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오래 황폐된 곳들을 다시 세울 것이며…역대의 파괴된 기초를 쌓으리니…." (사 58:8~12)

이는 실로 러시아와 구소련 땅을 향한 주의 약속과 비전을 일으키는 말씀이다.  

이희재
러시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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