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바람 이 땅에 불어온다'

'복음의 바람 이 땅에 불어온다'

[ 교계 ] 울릉도선교백주년, 도내 어린이 위한 소아암재단 및 백주년기념관 건립 포부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4월 02일(목) 17:33

   
▲ 올해로 선교 1백주년 맞은 울릉도가 축제 분위기로 들뜬 가운데 통구미교회(이은희목사 시무) 위로 석양이지고 있다.
"울릉군을 성시화(聖市化)합시다!"

울릉도가 북적인다. 동쪽 외딴 섬에서 성도들을 보살피며 조용히 목회하던 목회자들이 선교 백주년을 맞아 일어나고 있다. 그 움직임은 지난 2007년 현실로 나타났다. 그해 10월 2일 울릉동광교회(김중원목사 시무), 울릉도 30여 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울릉군 성시화운동본부'가 발족됐다.

그간 잠잠했던 울릉도 목회자들은 경북 및 포항 성시화운동본부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에 힘입어 울릉군을 성시화 운동본부로 만들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주민 10명 중 3명이 크리스찬일 정도로 기독교 복음화율이 높은 울릉도. 선교 백주년의 시동이 걸리고 나서 이 움직임은 최근 더 활발해지고 있다. 오는 28일 저녁 선교백주년 부흥집회, 29일 기념대회를 앞두고 울릉도는 지금 들뜬 분위기다. 한 주 앞선 16일부터는 울릉군청이 도내 행사로 제3회 산나물축제도 열어 봄을 맞은 울릉도에 관광객도 유치한다.

하지만 백주년을 맞았어도 현지에서의 선교적 과제는 치유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다. 먼저 당장 내년부터 도입되는 선교 2세기의 일꾼을 키울 수 있을만한 대상자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울릉도의 인구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울릉군의 인구는 지난 1992년 1만2천4백62명에서 최근 1만1백68명(2008년 통계)으로 10여 년간 2천여 명 감소했다. 한 울릉군 주민에 따르면 전교생 40명 되던 분교도 학생수가 4명밖에 남지 않는 등 아동 청소년이 없어 학교가 통폐합되고 실정이다.

때문에 현지 교회들에는 대부분 아동부와 유치부가 없어진지 오래다. 이는 울릉군 또한 일반 농어촌지역처럼 젊은층이 도시로 떠나며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울릉군 한 목회자는 "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면 육지로 나가는 것이 소원이다. 고등학교 진학도 육지에서 하고 싶어한다. 도내에 대학이 없으니 대학생이 되면 섬을 떠나고, 또 이곳에서 젊은이들을 수용할 만한 기업이나 일자리가 없으니 한번 나가면 거의 돌아오지 않게 된다"고 악순환이 거듭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높은 복음화율에 비해 믿음의 열기가 미지근한 것도 극복해야할 난관이다. 울릉군선교백주년기념대회장 이은희목사(울릉시찰장ㆍ통구미교회)는 "전체적으로 인구가 줄고 있는 건 불가항력적인 일이지만, 교인들의 영적 상태가 약하다는 것이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분명 교회에서 봉사도 하고 헌금도 드리는 교인이긴 한데, 성령체험이나 구원의 확신이 드물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이는 울릉군 도심을 벗어날수록 더욱 심화되는 현상"이라며 이 때문에 교회들이 전반적으로 힘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회자들이 먼저 무릎꿇고 회개하며 각성해야 한다며 성령의 바람만 불면 인구이동이나 젊은층 감소 요인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울릉교인들의 영적회복을 위해 백주년을 맞은 본교단을 중심으로 먼저 자성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일환으로 포항남노회 울릉시찰회는 이번 선교 백주년 기념 사업을 울릉군 주민들에게 본이 되기 위한 것들로 설정했다. 우선 도내 어린이들을 위한 소아암재단을 만드는 것. 울릉도는 청정지역이라 주민들에게서 암 등의 중대한 질병이 희박하게 나타남에도 불구 최근 울릉동광교회(김중원목사 시무)의 한 아동에게서 골육종이라는 질환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울릉도선교백주년위원장 김중원목사는 "백주년 기념을 맞아 울릉도 교회가 선한 일을 해야할 때가 됐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면서 "항상 깨어있으라는 주님 말씀처럼 긴박한 사태를 대비 및 지원하기 위해 재단을 구축하려고 한다"고 했다.

두 번째로 '울릉군선교백주년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울릉지역을 선교의 도구로 활성화 시키기 위해 기념관을 만들고 그 안에서 세미나 등을 유치하며 육지 목회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꿈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동제일교회(최승호목사)에서 부지 1천평을 기증하며 기념관 내에는 선교 백주년의 주역 김병두, 주낙서목사 등의 자료를 전시한 선교박물관, 세미나실, 게스트룸, 사회봉사관 등을 구비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울릉군선교백년사 집필 및 기념화보집 제작 △울릉군선교백주년 기념비 건립 등의 사업이 추진 계획중이다.

울릉시찰 교역자들은 현재 매달 월례회를 갖고 목회의 고충을 나누며 협력기도에 힘쓰고 있다. 강사초빙이 어려워 계획적이 아닌 관광 겸 휴가나 연구차 울릉도에 들르는 신학자들이 있을 시 임원회를 긴급 소집해 신학 목회 전도 분야의 세미나를 가져왔다.

겉으론 수려하고 화려한 섬 울릉도, 하지만 외부와의 소통이 거의 차단된 그곳에서 오늘도 울릉도 전역 복음화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목회자들이 있다. 백주년을 맞은 울릉도에 절실하게 요구되는 건 한국교회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 그리고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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