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 풀도 안말랐는데"…3주만에 기금 돌파

"봉투 풀도 안말랐는데"…3주만에 기금 돌파

[ 교계 ] 의림교회, 천사운동 벌여 실로암안과병원에 '천사(1004)'만원 전달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3월 25일(수) 18:53

   
▲ 1천4명의 성도가 참여한 '사랑의 천사운동'의 완성된 퍼즐과 운동에 참여한 성도들 명단(아래).
"무작정 부딪혀 본 것이 놀라운 결과를 낳았죠."

새 목사가 부임한지 3개월, 전임 목회자의 열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한 교회에 돌연 '나눔' 열풍이 일었다. 구제의 일환으로 벌인 '사랑의 천사운동'이 수 개월 소요될 줄 알았던 본래 목표를 훨씬 단축해 3주 만에 달성된 것. 최근 원로 추대 및 담임목사 취임식을 가진 서울강남노회 의림교회(김명헌목사 시무)의 이야기다.

"한 주마다 조금씩 쌓아가는 게 목표였는데, 그림 맞춰나가는 재미를 느낄 새도 없이 채워졌습니다." 지난 12월 의림교회 담임으로 취임한 김명헌목사. 그의 목회철학은 △만민에게 복음 전하는 일 △천국시민을 양성하는 일 △빈약한 자를 구제하는 일, 이 세 가지다.

이중 김 목사는 부임하자마자 구제의 일환으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사랑의 천사운동'을 기획했다. 1천4명의 후원으로 다일천사병원을 건립했던 다일공동체(대표:최일도)의 천사운동에 착안, 교회 사진과 성경구절이 담긴 도안으로 1천4개의 퍼즐을 제작했다. 퍼즐 한 개당 1만원, 차곡차곡 '천사(1004)' 구좌가 모아지면 아시아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건립되고 있는 실로암아이센터 건축기금으로 전달할 계획이었다.

기대는 예상을 웃돌았다. 천사운동을 시작하겠다는 광고가 나가자마자 이 운동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전용봉투에 풀이 채 마르기도 전에 후원금이 답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주 만에 목표금액이 달성됐다. 가족들 수만큼 열 구좌를 기부한 흰머리 지긋한 성도부터 새벽예배에만 참석했던 타교회 교인들까지 이 운동에 동참한 결과였다. 미처 이번 천사운동에 참여하지 못한 교인들은 벌써 다음 번 운동을 기다리고 있다고.

   
▲ '사랑의 천사운동'을 벌인 의림교회 김명헌목사(우측)가 25일 실로암안과병원을 찾아 유의웅목사(증경총회장·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사무총장)와 병원장 김선태목사에게 '천사(1004)'만원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정보미기자
의림교회는 국방부 군종실장 출신 김기태목사가 1985년 창립해 작년 원로로 추대받기까지 23년간 시무한 교회로 중장 등 군 간부 출신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군대식 체질인 교인들은 목회자의 말이라면 먼저 순종부터 한다. 김기태목사에 의해 시작된 '매월 1일 전교인 참석 조찬기도회'도 한번도 빠짐없이 20여 년간 지켜지고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앞 못보는 시각장애우를 돕자는 현 담임의 제안에 앞다투어 기부에 참여했다. 선교사로 독일 하노바에서 10년간 목회하고 돌아온 김 목사에게 이번 사건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알고보니 이 착한 교인들은 평소에도 해외교회와 군부대교회들을 돌아보며 후원에 앞장서고 지역 주민들에겐 교회를 개방하며 문화교실도 열어왔다.

김 목사는 이렇게 모아진 소중한 천사기금을 지난 25일 실로암안과병원(원장:김선태)에 전달했다. 또 시편 1백27편 2절 말씀을 본문으로 아침경건회 설교를 맡아 "우리가 염려치 않아도 잠자는 동안 모든 것을 이루어 주시는 하나님이 실로암아이센터 건립도 능히 이루실 것을 믿는다"며 축복의 말씀도 전했다.

다음 번엔 아예 만사운동을 해야겠다는 김 목사. 소탈하게 웃는 그의 모습 속에 교인들을 향한 애정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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