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한파에 문화센터도 '썰렁'

경제한파에 문화센터도 '썰렁'

[ 교단 ] 최근 경제난에 수강생 감소…대책 마련 고심

정보미 기자 jbm@pckworld.com
2009년 03월 25일(수) 14:33
   
▲ 최근 경제난으로 인한 수강생 감소로 각 교회의 문화센터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원주제일교회의 경우 올해 수강생이 30% 증가해 지역주민들을 위한 지속적인 문화사역의 중요성을 실감케 했다.

미국발 경제한파가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그 여파가 교회 내 문화센터에까지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가 어려워지며 각 가정마다 문화 및 취미활동의 비용을 가장 먼저 줄이고 있는 탓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교회 문화센터를 찾는 발길마저도 줄어들고 있는 것.

올해로 11년째 '광성평생배움터'란 이름으로 문화센터를 진행하고 있는 거룩한빛광성교회(정성진목사 시무)는 많을 땐 1천5백 명까지 등록했던 수강생이 최근 9백명 선으로 대폭 줄었다. 시ㆍ동 단위의 문화강좌가 개설되고 타교회들이 이 교회의 문화센터를 벤치마킹해 도입하며 수강생이 분산된 점도 있지만,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수강을 중단하는 주부들이 늘어났기 때문.

센터 팀장 박연옥권사는 "새벽에 줄서서 번호표를 받아갈 정도로 한때 수강생이 몰렸었지만 경제난으로 문화센터까지 타격받고 있다"고 전했다. 수강생 중 70% 이상이 교인이 아닌 외부인일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광성평생배움터는 어려운 형편의 지역 주민들을 위해 무료강좌를 늘릴 계획이다.

올초 13차 강좌의 문을 연 번동제일교회(김정호목사 시무) 강북열린문화센터도 평균 6~7백명 접수하던 것이 절반으로 줄었다.

문화센터 간사 최윤숙집사는 "각 가정마다 형편이 어려워지며 센터를 끊고 생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문화세터의 수강생이 감소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교회의 문화센터는 새신자등록카드의 '전도한 이' 이름을 보면 함께 강좌를 수강했던 기존 교인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전도의 효과가 높았다. 교회는 수강생을 재확보하기 위해 대책마련에 고심중이다.

그러나, 모든 교회의 문화센터들이 경기침체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여 가지의 강좌를 운영하고 있는 주안장로교회(나겸일목사 시무) 문화센터는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일부 강좌에는 신청자가 줄었지만 영어나 스포츠 같은 강좌는 수강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문화센터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전경애권사는 "수강료를 받고 있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재료비가 들어가는 강좌에는 신청자가 줄어든 반면, 어린이 영어교실이나 스포츠댄스, 수지침 같이 건강에 관계된 강좌에 신청을 하는 이들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 권사는 "문화센터에서는 직접적인 전도를 하고 있지 않지만 교회에 오고가는 문화생들은 교인들의 봉사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자발적으로 등록하는 분들이 꾸준히 있다"며 "문화센터는 대사회적 이미지를 쇄신하고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노회 원주제일교회(김용상목사 시무)가 운영하는 제일문화교실의 경우는 이러한 어려운 경제 상황 하에서도 수강인원이 전년에 비해 30% 이상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5년째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원주제일교회의 노력이 지역주민들에게 인정을 받고, 원주 내 교육시설이 부족한 상황과 맞물려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는 것.

담임 김용상목사는 "지난해까지는 평균 6백50~7백여 명 등록을 하던 문화교실에 올해 들어 9백 명이나 몰려 지역주민들의 교제와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교육비 부담을 느낀 주민들이 저렴하지만 수준이 있는 교회의 문화센터에 몰려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각 가정마다 극단적인 긴축재정을 펼침으로 인해 교회문화센터들의 운영이 어려움을 맞고 있지만 각 교회들은 원주제일교회의 경우에서와 같이 어려움 속에서도 울며 씨를 뿌리는 자는 언젠가는 기쁨으로 단을 거둔다는 평범한 진리를 기억해야 할 때다.

표현모 hmpyo@pckworld.com
정보미 jbm@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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