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권세진교수
▲ 권세진교수(한국과학기술원). |
이번 실험에는 로켓 엔진에 주로 쓰이는 액체 연료를 대신해 엔진제조공정을 절반으로 단축해 제작비와 제작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과산화수소수가 사용됐다. 독성이 적고 효율도 높지만 폭발 위험성이 높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쉽지만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했다. 2003년 제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두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
연이은 '고난'. 권 교수에게는 낯설은 단어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보통 힘든 일을 당하면 '왜 나에게(Why me)?'라고 반문하지만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힘든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두 돌이 되기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던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슬픔을 채 극복하기도 전에 그를 돌보던 할머니마저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형과 누나의 집을 전전해야 했고 때로는 혼자 살기도 했다. "우연히 친구들 손에 이끌려 교회에 처음 나가 맨 바닥에 앉아 찬양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는 그는 이후 누가 이끌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교회를 찾았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한 지독한 외로움에 철길을 따라 3~40분씩 걸어서 '하나님 아버지 집'으로 갔다.
▲ 순수 국내 기술로 최초 개발된 '달 착륙선 엔진'. |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상황 앞에 그는 서서히 "왜 나에게?"라는 질문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저를 변화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깊은 고난에 깊은 은혜가 찾아왔다. 이를 나누고자 권 교수는 내년 1월 '민지'라는 아이를 입양할 계획이다. 그는 "하나님이 주신 소임대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통해 그들을 변화시키며 새로운 연구를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교회의 관심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