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여 다음 세대에 목숨을 걸어라

목회자여 다음 세대에 목숨을 걸어라

[ 연재 ]

이수진 기자 sjlee@kidokongbo.com
2008년 01월 23일(수) 00:00

정영택 목사<총회 교육자원부 교육과정위원회 위원장/경주제일교회>

몽상인가? 비전인가?

어떻게 하면 유아, 유치부에서부터 청년부까지 부흥을 가져올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금년도에 처음 나오는 어린이에게 만원씩을 준다면? 천 명이 나오면 천만 원, 만 명이 나오면 일억 원이면 되지 않겠는가? 한번 시도해 볼까? 아이들을 돈으로 끌어 모으려는 물량주의, 한탕주의, 마귀가 좋아하는 일이 될까? 그런데 이 목회자의 마음은 그렇게라도 해서 교회학교가 부흥될 수 있다면 시도해 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 그런데 그 다음 문제는 과연 당회, 제직회가 일억 원의 예산을 기쁘게 지출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빛바랜 앨범 속의 사진들

교회 역사를 보면 전국주일학교대회, 세계주일학교대회에서의 한국교회의 자랑스런 모습들이 많이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1960~70년대를 넘어 80년대까지만 해도 교회학교는 그런대로 황금어장이었다. 동시에 50~60년대의 교회학교 부흥은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70~80년대에 교회 부흥의 큰 밑바탕이 된 것이다. 물론 아파트 밀집지역에 훌륭한 교회, 훌륭한 설교자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10년 어간에 개신교 교인수가 줄어든 것은 대형교회나 위대한 설교가가 없었기 때문일까? 다른 종파에 비해 TV 출연까지 하는 스타 설교가가 많이 있음에도 교인수는 줄어들었다.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 80~90년대를 지나면서 교회학교, 즉 다음세대가 부흥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너무나 분명한 결과임에도 우리는 아직도 그 원인을 다른데서 찾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문제는 담임목사와 당회의 의지

교회의 부흥을 마다할 목회자가 어디 있겠는가? 10년, 20년 장기 목회를 하는 분들은 정말 다음 세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담임 목회자의 의지이다. 이 글 서두에서 필자가 엉뚱한 망상을 한 것 같은데 정말 담임목사가 교회학교, 다음 세대, 성장 세대에 관한 관심, 열정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당회가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흔히 일 년을 위해서는 곡식을 심고, 미래를 위해서는 사람을 심어야 한다는 말처럼 교회의 목회와 부흥을 위해서는 다음 세대를 위하여 뿌리고 또 뿌릴 수 있어야 한다. 관심, 예산의 뒷받침, 정책개발과 실천이 아주 시급하다.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교회학교 각 부서 예산을 생각해 보자. 불과 몇 백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교회에서 노회를 한 번 유치하려면 수백만원 이상의 예산이 든다. 너무 지나친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한 부서의 예산과 한번 집행하는 노회 개최의 예산을 비교해 보자. 제 이야기는 일의 비난이 아니라 교회학교에 대한 관심을 담임목사의 의지에서부터 깨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꽃동산 교회의 김종준 목사와 같이 "나는 유년주일학교에 목숨을 걸었다"라는 의지의 각성이 필요하다. 저를 포함하여 성인전도나 교육을 위한 투자의 절반만이라도 교회학교 부흥을 위해서 투자한다면 교회학교는 다시 부흥될 줄로 믿는다.

대안은 없는가?

지금까지 우리는 디다케 커리큘럼 중심으로 교재개발에 많이 힘써 왔다. 다음 세대를 위한 집약적이고 구체적인 부흥전략을 갖지 못하였다. 적어도 다음 세대를 품을 수 있는 부흥 전략을 갖지 못하였다. 지금이라도 다음 세대를 품을 수 있는 부흥 전략의 연구와 훈련을 시범적으로 할 수 있는 전문 센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훈련의 네트워킹(Net-Working)을 가지므로 훈련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부흥되고 있는 모델들을 발굴하여 소개하고 정보를 교환하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지도력'이다. 다음 세대를 부흥시키고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키워야 한다. 지금 우리의 시스템은 교회학교가 부흥되기 어려운 구조이다. 정말 이 일을 위해서 올인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구조조차도 만들어 주지 못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교육사 제도'가 채택되지 못한 것이다.

이와 함께 교회학교 부흥의 중심에 위치한 '교사 부흥'의 불길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개교회의 기도회, 부흥회, 연구회, 토론 등이 활발히 일어나고, 노회, 총회로 이어지는 교회 부흥의 불꽃이 타오르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너무나 형식적이고, 의식적이며, 행사적인 일들로 예산과 지도력,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정말 교회학교 부흥을 위한 뜨거운 몸부림을 갖는 거룩한 모임들이 생겨나도록 해야 한다.

다음 세대를 품자!

다음 세대는 지금의 세대가 품어야만 한다. 그래서 목회자는 지금, 오늘의 희망인 성인들로 하여금 다음 세대를 품을 수 있도록 깨우침을 주고 훈련을 시켜야 한다. 동시에 내일과 모레의 소망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교회가 개교회 중심보다는 컨소시엄을 이루어 서로 서로에게 유익이 되며 결국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 되어지게 해야 한다. 얼마 전 태안에 갔었는데 그 사고를 보면서 쓴 '바다야 미안하다'라는 싯귀를 읽고 가슴이 뭉클했다. 오늘 우리 성인 세대, 특히 담임 목회자들이 '얘들아, 미안하다' 고백하면서 뜨거운 가슴으로 다음 세대를 품자! 분명히 10년, 20년 후 우리의 교회가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를 이루는 것 같은 부흥의 결과를 가질 것을 믿으면서 기대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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