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잠재력과 가능성의 대륙, 아프리카

[특집] 잠재력과 가능성의 대륙, 아프리카

[ 교계 ]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재발견 <1>총회장 가나ㆍ케냐 방문 동행 취재기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7년 09월 04일(화) 00:00
   
【아프리카 : 김보현부국장】 오랜 식민 통치로 인해 억압을 겪고 정치적 독립 이후에도 내전과 경제적 빈곤이 만연해 있으며 오늘날에도 에이즈와 말라리아 등 각종 질병의 고통으로 얼룩진 대륙. 이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우리의 일반적인 시각이며, 선교적 관심과 이해에 있어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본 교단이 아프리카 동부와 서부 지역의 대표적인 장로교회들과 선교 협정식을 맺고 본 교단 관계자들이 선교 현장을 돌아보는 일정을 동행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접했던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한국교회가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교회를 새롭게 발견하고 인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였다.

또한 1백 년의 선교 역사 속에 1천 명의 선교사 파송을 눈앞에 둔 본 교단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수행해 온 선교 현실 또한 이러한 요청들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들임을 새삼 절감케 해주었다.지난 11일 가나에 입국해 23일 케냐를 떠나기까지 13일 간의 여정에 있어 가장 중심적인 활동은 본 교단 총회가 가나장로교회(PCG), 동아프리카장로교회(PCEA) 총회와 각각 공식적인 선교 협정을 맺는 일이었다. 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일들이 바로 현지 디아스포라 신앙공동체를 돌아보고 현지에서 사역 중인 본 교단 총회 파송 선교사들의 사역 현장, 나아가 현지 교회의 다양한 선교적 노력과 결실들을 함께 확인하는 것들이었다.

   
한국교회 대표들이 가나장로교회 총회 기간중 열린 감사예배에 참석해 예배드리는 광경.
올해로 4년 째를 맞게 되는 가나에서의 선교 사역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성공적인 평가와 함께 의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 노회 간 선교 협력이 교단 간의 공식 선교 협력으로 정착된 특별한 사례인 가나 선교 사역은 사업노회로서 성공적인 선교 정책 수립과 수행의 모델을 보여 주었고 나아가 한국과 가나 등 양국뿐 아니라 독일교회가 함께 동참하는 이른바 다자간 선교 협력을 통하여 긍정적인 요인들을 나타내 주고 있었다.

이에 비해 케냐 선교는 상대적으로 역사도 길고 수많은 선교사들이 현지에 파송돼 선교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이러한 선교 사역들이 현지 교회와의 공식적인 선교 협력 관계가 수립되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것들이어서 개별적으로 교단과 관계를 맺고 신학교와 각급 교육 기관 등에서의 협력 선교에 임하는가 하면 대부분은 독자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이뤄진 사역들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번에 가나와 케냐 등 양 국의 대표적 장로교단과 선교 협약을 맺게 된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우선 이들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 동부와 서부 지역에 각각 위치하고 있으나 적도 근방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서구의 식민 통치자들이 선호할 만한 기후적 조건과 자연 환경 등을 고루 갖추고 있는 곳이었다. 그러기에 오히려 역사적으로는 여러 나라에 걸친 식민 통치를 겪어야 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 노예 무역의 아픈 과거의 중심에 서 있으면서 특이하게도 오늘날 정치적인 안정을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도 많은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이는 곳이라 할 것이다.

이들 두 나라의 기독교의 현실 또한 우리가 통상 갖는 피선교지로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갖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가나장로교회는 이미 1백79년의 역사를 갖고 있어 한국교회에 비해서도 반세기 가까운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14개 노회 산하에 3천 교회와 함께 수많은 대학과 교육 기관 등을 운영하고 있는 건실한 교단이었다. 교회의 국가적인 영향력은 이번 방문 기간 일정만으로도 확실한 위상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케냐의 동아프리카장로교회 또한 1891년에 선교가 시작돼 1백20년 가까운 역사 가운데 4백 만에 달하는 교세를 갖고 있어 장로교회로서는 아프리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규모의 교회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가나에는 중국을 비롯한 서구의 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안정적인 투자 대상국으로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최근 대규모 유전의 발견과 함께 국가 경제의 발전에도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케냐 또한 주변 국가들이 종족 분쟁 등으로 인해 오랜 내전의 아픔을 겪어온 것과 달리 안정된 정치 사회 분위기로 소말리아 지역에서만 1백만 명에 달하는 난민들이 유입돼 올 정도로 공통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변 국가들 가운데 나름대로 완충지대로서 역할을 감당하고 있어 각종 세계 기구들의 본부가 위치해 있었다. 동시에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세계 3대 슬럼으로 꼽히는 지역이 형성돼 있고, 종교적으로는 가히 기독교의 전시장이라 불릴만큼 다양한 교단과 교파, 선교단체들의 본부와 교회들이 세워져 있는 등 다양한 모습이 혼재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늦은감은 있으나 서구교회의 전통적인 지도력이 퇴조하는 가운데 2/3세계의 대표적인 교회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교회로서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교회들과 동반자 관계를 갖게 됐다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대륙 아프리카는 첨단과 원시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사진은 영등포노회가 건립한 아코솜보의 컴퓨터 훈련학교에서 운영하는 지역 이동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모습.
현지 교회들은 서구 교회와 거기에 속한 선교사들을 통해 엄청난 지원을 경험해 본 바가 있다. 또한 현재도 서구교회와 동반자적 관계 속에 오랜 선교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교회들이 바로 현지의 교회들이었다. 식민 통치와 함께 했던 서구교회와 가졌던 애증의 관계와는 달리 새로운 동반자로서 손을 내미는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이 어떠할지는 이런 점에서 낙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분명 뭔가 새로운 기대를 품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본교단은 이번 동서부 지역의 대표적 교회들과의 선교 협력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새로운 선교 협력의 구체적인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그 구체적인 그림은 수많은 변수를 갖고 있고 시행착오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취재를 통해 분명하게 발견하게 된 것은 아프리카교회는 오랜 역사와 엄청난 교세와 자원,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동남아시아나 다른 지역과 달리 아프리카 선교에 임하는 한국교회는 먼저 이들 지역 교회의 역사에 대한 세심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들이 가진 자원과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없이는 무엇을 선교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정확한 좌표를 설정해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아프리카를 향한 우리의 선교적 열정이 자칫 현지에서 우려와 갈등의 요인이 될 요소도 사전에 방지해 줄 것이다.

아프리카 교회는 분명 약하지만 강한 교회다. 엄청난 교세와 선교 역량을 자랑하는 한국교회로서도 최대 약점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는 세계적인 신학자의 배출을 이미 아프리카 교회는 실천하고 있다. 세계 교회의 지도력 차원에 있어서는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세계개혁교회연맹(WARC)를 이끄는 총무들 또한 현재 모두 아프리카 출신의 지도자들이라는 점이 그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것이야 말로 한국교회가 아프리카의 교회들에 대한 우월감과 편향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할 이유 중 하나가 된다면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프리카의 교회들이 한국교회의 변화와 성장의 소식을 듣고 동반자로서 협력자로서 다가와 손잡아 주기를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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