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나눔과 섬김의 기쁨

[데스크 칼럼] 나눔과 섬김의 기쁨

[ 데스크창 ]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7년 04월 04일(수) 00:00
여성지 기자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모 잡지사 편집장인 이선정씨가 쓴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도서출판 부키)이란 책이 있습니다. 봉사로 새로운 삶을 찾게된 보통사람 열다섯 사람과의 인터뷰를 담은 에세이인데 그 안에는 우연한 기회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깨달은 사람들의 변화된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중 두사람만 소개해 봅니다.

한때 충무로에서 폐지를 모아 하루하루를 연명했던 안성노씨는 이제는 세월이 흘러 어엿한 칼국수 집 사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부족한 돈벌이에 끼니를 거르는 일이 허다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길에 폐지를 모으며 걸어가는데 길에서 칼국수를 파는 할머니가 그를 불러 세우더니 불쑥 칼국수 한 그릇을 내밀었다는군요. 태어나 처음으로 받아보는 가슴 벅찬 사랑이었죠. 할머니의 사랑은 그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깨달음과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고, 그리고 그때의 사랑을 잊지 못해 한 해에 천여 장이 넘는 무료 급식권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그는 "다른 건 몰라도 배만 든든하면 나가서 일을 하든 뭘 하든 할 수 있잖아요. 한두 번 하고 보니 이제는 그만둘 수가 없어요. 저희가 조금 덜 벌더라도 배 든든하게 채우고 나가는 이웃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합니다.

가스 배달 업체에서 일하는 최용수씨는 지금 너무도 아름다운 여인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총각 시절 회사 상무님이 소개해 준 여인을 따라 소년소녀 가장을 돕는 천사운동본부의 자원봉사자가 되었습니다. 소녀가장인 여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동차를 사려고 모아 두었던 돈을 선뜻 내놓을 정도로 누구보다 열심입니다. 그러한 마음 씀씀이 덕분인지 그는 마침내 그 여인과 결혼도 했습니다. 그는 이제 봉사를 통해 만난 소년소녀 가장들의 맏형이자, 얼굴 이쁘고 마음씨 고운 여인의 남편이 된 것입니다.

칼국수 한 그릇으로 안성노 씨는 고단했던 젊은 시절을 버텨 냈고, 평범하기만 한 인생을 살 뻔했던 최용수씨와 소녀가장이었던 아내는 그토록 바라던 '행복한 가정'을 얻었습니다. 이것은 모두 봉사가 그들에게 가져다준 선물입니다.

사람들은 자원봉사를 남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자원봉사를 해 본 사람들은 압니다. 자원봉사를 통해 그 자신이 얻는 게 더 많다는 것을. 그래서 자원봉사는 중독성이 강합니다. 내가 좋아서,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니 중독되기 마련이죠.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삶의 고비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러다 보니 요즘은 20대부터 40대 이후를 준비해야 된다는 말도 많이 나오고, 그 방법도 재테크나 자녀교육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인생의 고비를 넘어 다시 일어서는 방법이 그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그 방법 가운데 하나로 나눔과 섬김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가진 것 없고 보잘 것없는 '나'이지만, 그런 '나'를 나눔으로써 더불어 사는 의미를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고비를 넘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습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늘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이니까요. 나눔과 섬김, 이웃사랑을 통해 부활의 기쁨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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