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사립학교법을 즉각 재개정하고, 기독교사학의 선교 자유를 보장하라"
사립학교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부터 줄기차기 반대 투쟁을 전개해 온 한국교회는 지난 2월 22일 연합기도회 모임을 갖고 '개방형 이사제'를 비롯한 독소 조항을 담고 있는 개정사학법의 즉각적인 재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교회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상임회장:장차남 이광선 신경하 이정익 장희열) 주관으로 열린 이날 기도회에서 한국교회는 일치된 목소리로 개정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기도하는 한편 총회 임원을 비롯한 목회자와 평신도 1백 여 명이 새롭게 삭발에 동참,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두 달여 동안 계속되어 온 교회 지도자들의 삭발은 3백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이날 삭발식에는 총회 부회록서기 김희원장로(화곡동교회)를 비롯해 김화자목사(여교역자안식관)와 최정민목사(영락교회) 등 여성들의 삭발도 이뤄져 이를 지켜보는 많은 성도들이 안타까움 속에 오열을 쏟아내기도 했다.

영락교회에서 5천여 명의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에 열린 이날 기도회는 교단장협의회 상임회장 장자천목사(예장 합동 총회장ㆍ온천제일교회)의 사회로 열렸으며, 공동회장 양병희목사(예장합정 총회장)의 기도와 예장순장 총회장 지복남목사의 성경봉독에 이어 상임회장 이광선목사(본교단 총회장ㆍ신일교회)가 말씀을 전했다.<설교문 요약 13면>

'여호와께서 승리케 하신다' 제하의 말씀을 통해 이광선목사는 "개방형 이사제로 인한 어려움은 이미 임시이사가 파송된 대학들에서 대학교회가 폐쇄되고 교목이 해임되는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면서 "우리가 죽기를 각오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시고 승리를 허락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도회에 참석한 성도들은 이 총회장이 설교 도중 회개의 구체적인 예로 연초에 이뤄졌던 예장 합동측 총회장과의 만남과 강단 교류 사례를 소개하자 큰 박수로 화해와 만남에 목말랐던 한국교회의 바램을 표현하기도 했다.

기도회 준비위원장 김중권장로(약수교회)는 이날 24개 교단이 뜻을 모아 함께 연합기도회 모임을 갖게 된 배경과 취지를 설명했으며, 한국교회 연합기관과 교단장협의회를 대표해 한기총 이용규대표회장과 교회협 부회장 김기택목사 그리고 공동회장 박경조주교가 각각 격려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용규 대표회장은 "전 국민의 1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 적은 교세를 가졌던 한국교회였지만 민족의 독립을 외치는 만세 운동의 구심점이 되는 등 사회적 책임을 훌륭히 감당했다"면서 "오늘 한국교회가 하나되어 드리는 기도회는 한국교회를 살린 날로 후에 역사가들이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지난해 교회협 회장을 맡았던 박경조 주교는 이날 격려사에서 "교회협이 과거 개정사학법을 찬성 내지 동조하는 입장에 함께 했었다"고 전제한 뒤 "실제로 개정사학법이 적용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깨닫고 기독교사학의 건학 이념과 신앙의 자유가 훼손 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개정 사학법 재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됐다"고 밝혀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교회협 회장을 대신에 격려사를 맡은 부회장 김기택목사도 "현재의 개정 사학법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데에도 부적절한 면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미 사학법 재개정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종교계 사학의 특수성은 감안, 자율성뿐 아니라 공공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장총 회장 엄신형목사의 인도로 함께 통성기도 시간을 가진 뒤 계속된 삭발식에서 그리스도의교회한국교역자회 협의회장 조병근목사와 예장 합동측 총회 서기 이창신목사를 비롯해 본 교단 총회 회계 정종성장로와 박일성목사(군산중부교회) 등 목회자와 장로， 성도들의 삭발이 한 시간여 계속됐다.

기도회를 마친 예배 참석자들은 예배장소인 영락교회에서 시청 앞까지 침묵시위를 벌였으며, 이수영목사(새문안교회 시무)의 인도로 함께 우리의 요구사항을 외치고 기도한 뒤 해산했다.

이날 한국교회가 연합기도회를 가짐으로써 지난해 12월 12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교단장협의회 명의의 성명서가 발표된 이후 이어졌던 교단장들의 삭발과 금식기도회를 비롯해 본 교단이 각 지역별로 개최했던 목요기도회는 마무리 되었으나, 본 교단 산하 전국교회들은 지난 25일에 공동설교문과 본문에 따라 개정사학법 재개정을 위한 기도주일을 지켰으며， 오는 5일에는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는 총회 산하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전국여전도회연합회(회장:이명원)가 주관하는 특별기도회와 후속 프로그램 등이 예정돼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