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칼럼] 민족을 살리는 '로드맵'

[논설위원칼럼] 민족을 살리는 '로드맵'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kidokongbo.com
2006년 10월 19일(목) 00:00

진희성
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총장

'로드맵'이라는 말은 1991년 미국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아버지인 조지 H 부시 미국 제41대 대통령이 제안한, 완전한 계획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내놓았던 중동평화안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요즈음에는 한 회사의 경영을 혁신하는 중장기 계획을 로드맵이라고 하며, 국가의 각 부처에서 청사진을 발표했을 때도 로드맵이라고 한다.

이처럼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목적과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로드맵이다. 좁게는 개인에게도 로드맵이 있고 가정과 교회, 회사와 국가도 나름대로의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북한의 핵 실험으로 인해 우리 정부의 로드맵과 미국과 일본의 로드맵이 여러 면에서 바뀔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으며, 그 바뀌는 방향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보고 있다. 순식간에 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재난과 재앙, 테러와 전쟁은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나 자신과 우리나라의 일임을 분명히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분명하고 확실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한국경제는 세계 12위이며 교육수준에 있어서는 대학진학률이 일본보다 높은 반면 문맹률은 미국과 일본이 우리보다 높다. 선박제조와 반도체 생산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동남아 여러 나라를 비롯한 중국과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은 대단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도덕적으로는 부패했다는 오명을 쓰고 있다. 세계 72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가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의 투명지수는 50위에 그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네 번째로 부패한 나라로 평가됐다. 정직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이며 부패의 강도는 갈수록 높아져 심각한 수준이다.

도덕적인 부패와 부정 불의한 큰 사건의 배후에 기독인들이 주역으로 등장했던 경우가 많이 있는 것은 더 큰 문제요 위기다. 한국교회가 병들어가는 이유는 도덕성의 결핍과 거짓 문화와 결탁하는 데 있다. 기독인으로서의 방향을 상실하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지 못하고 악취를 뿜어내는 것은 북한의 핵 문제 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분명한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 사도행전 1장에는 두 개의 로드맵이 충돌하고 있는데 하나는 제자들의 로드맵이고 하나는 예수님의 로드맵이다. 제자들의 로드맵은 이제 이스라엘 민족이 회복되어 새 왕국을 세우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의 로드맵은 완전히 달랐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는 말씀으로 로드맵을 제시하셨다. 거짓과 술수와 위선 투성이요, 도둑의 소굴같고, 스승인 예수님을 잡아 죽인 지긋지긋한 예루살렘을 떠나 새 왕국을 세우는 것이 제자들의 소망이었지만 예수님은 여기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아버지의 약속을 기다리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의 로드맵은 보이는 세상의 왕국건설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건설과 확장이며 천국시민으로서 분명하고 확고한 진리 위에 우리 자신을 세우고 교회를 세우는 것이었다.

우리는 핵으로 인하여 파괴되고 무너지는 것도 무서운 일이지만 죄로 인하여 무너지는 양심과 신앙은 더 무서운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1907년 평양에서 일어났던 대부흥(회개)운동의 1백주년을 앞두고 있다. 1907년 1월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길선주목사가 "나는 친구의 돈을 떼먹은 죄인입니다"라고 공개적으로 회개하고 그 친구의 부인에게 떼먹은 돈을 갚아 주었다는 간증에서 회개의 불이 붙게 되었다. 그 때처럼 한국교회가 부흥운동을 재현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평양대부흥운동 1백주년에 즈음해 우리는 다시한번 회개운동에 참여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거짓과 부패로 얼룩지며 피차 용서하지 못하며 헐뜯고 원수 맺는 죄에 대하여 마음을 찢는 애통한 마음으로 '민족적 죄악'을 회개해야 한다. 이 민족의 소망과 이 나라의 살 길은 교회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심령 깊은 곳에서의 회개하는 것 뿐이다. 이것만이 하나님의 긍휼을 입게 되고 이 민족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로드맵이 될 것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