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칼럼] "성경에 철저한 목회로 돌아가라"

[논설위원칼럼] "성경에 철저한 목회로 돌아가라"

[ 논설위원 칼럼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kidokongbo.com
2006년 09월 19일(화) 00:00

오 인 탁
연동교회 장로ㆍ연세대학교 명예교수

목회환경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우선 예배당을 비롯하여 온갖 첨단시설로 옷입은 크고 작은 방들을 가진 시설을 생각한다. 그래서 큰 교회, 짧은 기간에 수천명 또는 수만명의 교인으로 성장하고 대형 건물을 건축한 큰 교회를 부러워한다. 그래서 큰 교회의 목회자는 자연스럽게 교회의 지도자로 군림한다. 사람들은 그저 모이지 않는다.

그러니 큰 교회엔 분명히 무엇이 있다. 이를 부인한다면 그것은 세상적으론 억지스러운 것이요 복음적으론 성령의 역사를 부인하는 것이다. 그러니 부러워하도록 놓아둬라.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여 형성된 큰 교회를 목회환경의 이상으로 보아선 안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한국의 교회는 이제 근본적으로 목회환경에 대한 생각을 일신하고 목회환경을 쇄신할 때를 맞이하였다. 그리고 쇄신은 처음처럼 성경말씀에 철저한 목회로 돌아감으로써만 가능하다.

그러면 목회환경이란 무엇인가? 목회환경은 건물과 시설이 아니라, 예배가 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예배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예배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자연과 문화와 언어와 미디어로 구성되어있는 세계이다. 예수님은 호수와 들과 산에서 목회하셨다. 초대교회는 다락방에서 탄생하였다. 오순절에 온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은 저마다 그들의 언어로 복음을 듣고 회개하였다.

그리고 사도들은 편지로 흩어져 있는 교인과 교회를 묶어주었다. 여기서 우리는 복음이 선포되고 성도의 교제와 봉사와 교육이 일어나는 목회환경의 구조를 볼 수 있다. 구조는 활짝 열려있는 자연의 바탕 위에 자연스러운 생활문화가, 그 위에 언어가, 그리고 그 위에 미디어가 쌓여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는 미디어 위에 언어가, 그 위에 문화가, 그리고 그 위에 자연이, 그것도 세속적 가치로 선별되고 구성된 모양으로 쌓여있는 구조에 너무나 익숙해있다. 목회환경의 성경적 구조에선 말씀이 살아서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변혁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구조에선 살아있는 말씀도 그 생명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현재 한국 교회는 내적, 정신적, 영적 위기에 처해있다.

겉으로는 성장하고 있는 것 같으나, 안으로는 참 많이 비어있다. 경건과 영성의 훈련 조차도 이젠 형식과 참여에서 그 의미와 기능을 찾고 있다.

한 번 돌아보자. 한국의 기독교는 초대교회 시대에 요원의 불처럼 퍼져갔다. 우리 사회 전체가 엄격한 계층과 신분의 틀 안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그 때에 그러나 교회 안에서 선비가, 상인과 농민이, 머슴과 천민이, 남성중심의 엄격한 성차별 사회에서 여성이, 어린이와 청소년이 우리 사회의 꽉 막힌 경계를 폭파하고 한계를 다양하게 열어갔다.

그리하여 특별한 신앙과 생활의 공동체를 이루어갔다. 마치 초대교회가 이미 1세기 말에 젊은이와 늙은이, 여성과 남성, 노예와 시민, 농민과 도시인 등, 로마제국의 모든 계층이 함께 모여 '형제 자매'가 되어 기도하며 교제하는 공동체가 되었던 것처럼, 우리나라의 초대교회도 그렇게 성장하였다. 이렇게 하여 조직교회가 탄생한지 30년도 안되어 교회는 이 땅의 빛과 소금으로 우뚝 섰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이 기미년 3ㆍ1독립운동의 필연적 주체가 되었다. 그 이후에 오늘에 이르기까지 교회가 우리나라의 보존과 발전의 주역을 감당하여 온 사실에 대하여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교회는 어떠한가? 과연 우리에게 그리스도가 계신 곳에 보편적 교회가 있다는 신앙과 의식이 있는가? 우리의 의식구조는 나 - 가족 - 친척 - 개교회와 지역으로 되어있다. '나는 그리스도인이다'라는 의식이 '나는 ○○교회 교인이다'라는 의식보다 항상 먼저 있어서 나를 지배하고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런가? 지금 우리나라는 깊은 어둠과 혼돈에 잠겨있다. 교회는 총회의 차원에서 예배의식에서부터 목회환경을 쇄신하여 교인을 경건하게 목회하여 각자가 서있는 곳에서 교인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