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포럼, 건강한 선교 비전 교환

방콕 포럼, 건강한 선교 비전 교환

[ 교계 ] 2004년 출범 이후 제3차 모임, 건강한 선교 구조 문제 토의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6년 04월 30일(일) 00:00

파송 선교사 1만5천 명, 선교사 파송 규모 세계 2위.

21세기 초에 이룩한 놀라운 한국교회의 선교 자화상을 숫자와 통계가 아닌 내용성과 열매로 담보해 내겠다는 의지 속에 출발한 '방콕 포럼'(코디네이터:강대흥)이 올해로 3회째 태국 방콕에서 개최됐다.

특별히 올해 한국교회가 첫 선교사 파송 1백주년을 앞두고 세계 한인선교사들을 초청, 교단 차원에서나 범 교단 차원에서 전국을 순회하는 크고 작은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서 해외에서 열린 선교 포럼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그 준비와 진행, 결과물들이 갖는 차별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방콕 포럼이 출발할 당시 한국교회는 선교사 파송 규모가 1만 명을 넘어서면서, 선교 대국을 향한, 복음으로 지구촌을 섬기겠다고 하는 비전이 가시화된 데 따른 자신감과 함께 한국 선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시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방콕 포럼의 산파 역할을 했던 이들은 당시 15년 이상의 경험을 갖춘 선교 사역자들과 국내외 선교 단체를 이끌고 있던 한인 사역자들로 국내에서뿐 아니라 세계 각처에서 나름대로 선교에 대한 경험과 지도력을 검증 받은 인물들.

이 포럼이 출범을 준비하며 제시한 비전은 '한국 선교의 건강한 구조와 현장에서 환영받는 사역'과 같은 근본적인 바램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선교사 파송이 이뤄진 지 한 세대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경험을 축적한 중진 사역자들이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되 우리의 언어로 자유롭게 토론하고 한국 선교를 위한 비전을 나눌 수 있는 자발적인 대화의 장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 모임은 지난 2004년 1월 태국 방콕에서 첫 모임을 가진 이래 지난해에 이어 최근 제3회째 모임을 가졌다. 비록 그 역사는 길지 않지만, 포럼이 설정한 목표에 공감하고 결과에 주목한 많은 이들과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국선교의 성과 못지않게 수많은 과제들을 인식하고 일과성 대회가 아닌 진지한 자기고백에 기초한 한국선교의 새로운 방향과 의제 설정에 갈급했던 수많은 헌신자들의 참여로 인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며 바람직한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있다.

현재 이 포럼을 운영하는 상설 조직은 코디네이터를 중심으로 한 소수의 운영위원이 전부이다. 하지만 이 포럼에 참석하고 초청하는 이들의 면모는 결코 가볍지 않은 중량감이 느껴진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서 15년 이상의 사역 경험을 축적한 각 교단과 선교단체의 파송을 받은 선교사들을 비롯해, 국내에서는 각 교단의 선교 책임자들은 물론 선교 학자와 OMF, SIL, 바울선교회, 전문인선교회, 선교한국 등 국내외 선교 단체의 지도자와 실무책임자 그리고 선교에 관심과 식견을 겸비한 지역교회 목회자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 포럼이 강한 흡인력을 갖고 세계 각곳에서 다른 교파와 선교 단체에 속해 오랫동안 활동해 온 선교지도자들을 지속적인 친교 가운데 동참하게 만든 요인은 무엇일까. 한국OMF 대표로 포럼의 운영위기도 한 손창남선교사는 "대형 선교 집회가 개최될 때마다 서로 다른 영력에서 함께 참여했던 경험은 있으나 한 자리에 모여서 선교를 중심으로 서로의 경험과 과제들을 한 자리에서 이를 교환하고 논의해 본 경험이 부재한 현실에 대해 최초로 자성의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선교 전반에 대해 각자 속한 영역들의 문제와 현실에 대한 진지한 진단과 고백은 선교 동원과 훈련, 파송과 후원, 현장에서의 사역 모두가 별개가 아님을 이론이 아닌 경험과 만남을 통해 확인되고, 또한 포럼을 통해 발표된 발제와 토론의 내용들이 별도의 가감없이 0백페이지 분량이 자료집으로 발간돼 선교 관계자들에게 말없이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전문성과 함께 자발적 헌신을 기초로 한 모임의 결과는 국내적으로 다소 취약했던 '포럼' 문화를 확산,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사역 중인 국내외 선교단체 지도자들로 구성된 포럼 출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제공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다뤄지는 주제들이 외국 선교사들이나 단체나 교회들의 경험이 아닌 한인선교사들의 경험이 우리의 언어로 이뤄진 것이기에 한국교회에 주는 기여 또한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 교회 전반에 대한 주제들을 다뤘던 첫 모임 이후 3박4일 진행되는 포럼의 의제와 발제자를 선정하는 문제는 대략적 윤곽이 포럼 말미에 제시된 이후에도 수개월에 걸쳐 운영위원들이 씨름하는 핵심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풍부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지도자들이지만 우선적이고 필요한 주제를 선정하고 또 이에 적합한 발제자와 토론자를 선정하는 일은 매우 까다롭고도 정교한 작업이기 때문.

금년 포럼에 다뤄진 주제는 '선교 현장의 건강한 구조'였다. 이 주제 또한 첫 번째 각론의 주제로 지난 포럼에서 다뤄졌던 '책무'의 문제를 이제껏 한국교회 선교의 취약점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했지만 이는 '선교 현지의 건강한 구조와 선교사들에 대한 적절한 돌봄'을 통해 해소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고 이에 대한 탐구가 금년 포럼의 주제로 선정된 것이다.

이번 포럼을 통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서구선교 단체들의 현장 사역자들에 대한 양육과 훈련 관리 등 전반적인 돌봄의 체제에 대한 발제와 함께 국내 자생적인 선교단체들의 현황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고 선교 현지에서 다양한 모델들을 구축하고 사역해 온 사례 보고도 이뤄졌다.

이러한 발제와 응답, 종합토론을 통하여 방콕 포럼은 파송 주체인 한국교회와 동역자들을 향해 '건강한 선교구조를 위한 필요 요소'에 대해 모아진 의견들을 정리해 제시했다.

기후와 문화, 언어가 서로 다른 현장들과 직접 맞닥뜨리며 축적해 온 구슬과 같은 경험들이 이제 막 보석으로 거듭나기 위해 하나 둘 꿰어지는 과정을 시작했다.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이름도, 화려한 구호도 없지만 참되고 건강한 한국교회 선교 미래를 생각하며 모인 방콕 포럼의 미래는 진지한 자성(自省)과 한국교회와 세계 교회 그리고 선교에 대한 열정이 변치 않는 한 별과 같이 빛날 것이다.

제3회 방콕 포럼 보고서

한국교회의 선교가 건강한 구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영성과 관계성에 기초한 돌봄의 구조가 선교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8일부터 3월 2일까지 태국에서 열린 제3회 방콕포럼(코디네이터:강대흥)은 ‘건강한 선교 구조’를 주제로 모임을 갖고 선교가 현지에서 복음의 영향력을 미치고 건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선교 현지의 건강한 구조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했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한 선교 현장 구조 구축을 위한 요건으로 “파송을 위한 훈련과 후원과 함께, 현장 필요에 부응하는 돌봄의 체제가 선교 현지에 구축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사역에 있어서도 지도력과 훈련 구조 조정 등의 필요성을 제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도력과 관련해 선교사의 지도력은 파송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상황에 적절한 지도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선임자들의 멘토링과 다양한 지도력의 개발 필요성이 지적됐으며, 훈련 또한 나눔 정신의 기반 위에서 선교지에 적절한 훈련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교의 건강성 담보에 있어 필요한 구조 조정과 관련해서는 선교 현지에 대한 지역과 역사 연구를 시작으로 협의 체제 구축을 통한 공동의 목표 설정으로 전략적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팀사역을 통해 사역의 전문성과 함께 영성과 사회성에 대한 보완적 구조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월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계속된 이번 포럼은 국제 단체와 국내 단체 그리고 협력 모델들을 중심으로 선교 현장 구조에 대한 발제와 토론, 응답 등의 순서로 진행 전체 토론으로 거쳐 최종 보고서를 마련하게 됐다.

이번 포럼에서 각 영역별로 소개된 단체들은 국제단체로 프런티어(Frontier:이현수)와 WEC(남창수) 인터서브(장경철) SIL(권성찬) 기아대책기구(최부수)를 비롯해 인터콥(김다니엘) 바울선교회(한도수) EMA(임종표) MI(전동주) HOPE(김태정) GMF(김세도) 등 국내 단체와 KDAB(장순호) KGMA(오영철) FONI(한도수) MIR(이희재) 등 현지 협력 모델 등 한국 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주요 단체들이 거의 망라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방콕 포럼을 통해 소개된 다양한 선교 단체들의 구조적 특성과 성과들에 대한 발제와 토론 내용들은 조만간 자료집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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