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에 부는 작은 바람

개성에 부는 작은 바람

[ 기자수첩 ] 기자수첩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6년 03월 22일(수) 00:00
부산에 둥지를 틀고 있는 YMCA 그린닥터스(Green Doctors)는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의료봉사 NGO 단체다. 그린닥터스는 지난해 '쓰나미'와 같은 국제 재해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하는가 하면,APEC의료지원단으로도 활약했으며 현재 개성공단 의료지원팀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지만 그린닥터스의 인지도는 서울의 웬만한 단체 못지 않다. 빠른 현장 대처와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신속히 찾아내는 것이 그 비결. 이로 인해 그린닥터스는 출범 3년 만에 부산 뿐 아니라 서울,블라디보스톡,뉴욕,상해 등 해외까지 지부가 만들어져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의료선교단체로 자리매김했다.

그린닥터스는 2004년 12월 YMCA 그린닥터스 개성병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성에 병원을 열고 의사 3명과 간호사 등 13명의 의료진을 상주시켜 응급의학과와 내과를 중심으로 진료를 해왔다. 남한 의료진이 북한에 상주하면서 진료활동을 하는 것은 그린닥터스가 최초.

그린닥터스는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기사 등 의료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의료기구와 앰뷸런스,의약품 등도 자원형태로 수집하고 있다. 각 병원마다 사용하던 기계 중 새로 모델이 바뀌면서 성능은 같지만 사용하지 않는 의료기들을 수집하는 것. 의약품은 각 제약업체로부터 협찬을 받고 있다.

개성에선 그린닥터스 구급차를 '통일 앰뷸런스'라고 부른다. 분단 60년 동안 가로막혀있던 휴전선을 자유롭게 왕래하기에 붙여진 별칭. 주민들이 처음에는 "왜 영어이름을 쓰냐","예수 믿으라는 거 아니냐" 하고 색안경을 쓰고 보기도 했지만 이젠 편안하게 대한단다. 이들은 병원 2층 강당에서 주일마다 개성공단 내 교인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것 외에 어떤 선교활동도 하지 않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주님을 알아가고 있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그린닥터스의 선교전략,무작정 평양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달려드는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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