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언론의 사명 기대한다

기독 언론의 사명 기대한다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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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3월 02일(목) 00:00
서 임 중
포항중앙교회 목사


   
요즘 시국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가 않다. 정치는 앞을 가늠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경제는 그 흐름이 명확해야 하는데, 사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장에서 오기충만(五氣充滿)을 통한 넉넉함으로 훈훈함이 오가야 하는데, 학원은 백년대계의 근간으로 꿈과 사랑이 꽃 피어나야 하는데, 어느 한 곳에서도 환히 미소 짓는 얼굴은 찾아볼 수가 없고 하나같이 굳어버린 얼굴에 웃음을 회복시킬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 총체적 환난이라고 하는 역사의 흐름을 돌려놓을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때에 국제적으로는 북한 핵문제로 국제정세가 이해관계로 뒤엉켜 한반도의 내일이 불분명한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소위 강대국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음은 말할 것 없고, 국내적으로는 근자에 이르러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과 맞물려 사학법 개정으로 온 국민의 마음이 마치 황량한 벌판에 선 메마른 그루터기 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역사 바로세우기'라는 전제 아래 이 나라 구석구석은 흑백논리로 전개되는 듯한 편 가르기 현상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음은 말할 것 없고 마치 역사를 60년 전으로 돌려놓은 듯 이데올로기 갈등 현상이 우리의 오늘을 참담하게 한다.

이런 불안과 혼란은 불균형에서 오는 것이다. 언젠가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아시아 지역의 전략적인 힘의 균형을 역설했는데, 이와 같은 것은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종교도 균형을 잃어버릴 때 이미 존재ㆍ가치 의미를 잃어버린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 새해 국정 목표를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데 역점을 두고 대통령도 정부 여당 지도자들도 하나 같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약을 하는 것을 보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갖지만 또 다른 면으로 새로운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걱정도 하게 된다.

국가 경쟁력이 세계 속에서 약화될 때, 국민은 혼돈과 고난에 처하게 되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균형을 잃어버린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오늘의 상황에서 역사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것은 종교다. 그러나 오늘날 종교계가 그 사명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종교계마저 균형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무엇보다 역사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분야는 언론이라고 볼 때 그것을 아니라고 항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언론이 과연 그 역사의 균형을 잡아주는 언론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언론은 정직하게 자성하고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역사의 균형을 잡아주어야 할 언론이 균형을 잃어버릴 때, 국가와 민족의 역사는 비틀거렸다. 그러나 언론이 균형을 잡았을 때, 국가와 민족의 역사는 어둠을 밀어내고 광명한 빛을 발하였던 것을 깨달아 비틀거리고 있는 오늘의 언론이 먼저 균형을 잡고 이 방향 감각을 잃고 있는 오늘의 역사를 빛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언론이 본연의 사명을 포기함으로 균형을 잃고 방황하면 그로 인해 겪게 되는 역사의 혼돈은 무서운 것이며 역사의 심판 또한 한치의 오차없이 무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라가 이렇게 황폐해 가는데,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혈안이 되어 있고, 여야 정치 지도자들의 언행을 보면 국민을 좁쌀만큼이라도 생각하는가 하는 의심이 들고, 인간의 생명을 벌레만큼도 여기지 않는 타락상이 하루가 멀다않고 벌어지고 있음이 또한 그렇다. 도처에 이런 저런 일들로 대형 금융사고가 일어나는 것도 그렇고, 지방자치 단체장 및 기초 광역의회 의원선거가 가까워지니 무속인들을 찾는 정치인이 많아진다는 언론보도가 또 그렇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균형을 잡아주어야 할 언론이 비틀거리고 있으니 어찌 이 비틀거리는 사회와 역사를 바로 잡아줄 수 있겠는가? 이러한 때 기독언론이 역사의 균형을 잡아주는 이 나라 언론의 본래적 사명 수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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