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 건학이념의 위기

기독교학교 건학이념의 위기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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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14일(수) 00:00
이효계
숭실대학교 총장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知慧)의 근본(시 111:10)임과 동시에 지식(知識)의 근본(잠 1:7)이다" 이 말씀은 기독교 학교에 대한 성서적 건학이념이다.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서 기독교 학교가 차지하는 위치는 독특하다. 한국 근대학교 교육을 선도하고, 또 젊은이의 복음화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기독교 학교를 설립했던 선교사,교회,기타 설립자들이 추구했던 교육목표는 오직 '교육을 통한 선교'였다. 기독교 학교들의 건학이념은 기독교 신앙인으로서 '진리'에 대한 끝없는 추구와 불변의 '믿음'과 국가와 민족,교회 및 인류사회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그 사랑의 구체적 표현으로써 '봉사'를 가장 중요한 교육의 이념으로 삼아왔다.

이 땅에 문화적 흑암기(黑暗期)에 선교사들과 교회가 학교를 세워 한국의 문명화(文明化)에 앞장서 왔고 많은 미션 계통의 학교가 한국의 역사 발전에 크게 공헌했음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기독교 정신으로 학생들을 양육하여 건강한 사회와 국가 건설의 일꾼이 되게 하려는 교육목표를 가지고 선교사와 교회가 많은 재산을 들여 기독교 학교를 세웠다. 그리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과학,의ㆍ약학 등 많은 분야에 필요한 인재들과 지도자들을 키워왔다. 현재 기독교 학교는 3백75개로 전체 사학의 19.2퍼센트를 차지한다.

그러나 일제치하로부터 시작하여 역사의 고비 고비마다 많은 도전과 시련을 겪어온 기독교학교,역대 정부로부터 많은 핍박을 받아 온 기독교 학교,인동초(忍冬草)처럼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생명을 유지해 살아남은 기독교 학교를 이제는 '비기독교적 행태와 규범화'로 기독교 학교의 건학이념을 유린하고 있다. 사유재산을 국유화하려는 사회주의의 발상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사학의 민주화와 기독교 세계관에 부합된다"라고 입안된 '사립학교법 개정안'. 한마디로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진실을 호도하고 있는 악법이다. 목적은 다른 데에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국회에 상정되기 이전부터 분명한 입장을 수없이 천명한 바 있다. 또 기회있을 때 마다 사학 발전을 저해하는 사학법 개정에 끝까지 반대한다는 성명을 수없이 발표해 왔다. 여당은 교육계와 종교계까지 등을 돌리게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수없이 경고해 왔다. 급기야는 사회갈등으로까지 확산되었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하게 악화되었는 데도 여당과 야당은 서로 야합하여 국회 통과만을 꾀하였다.

지금 "기독교 학교의 건학이념 말살정책이 담긴 사학법 개정안은 절대로 용인될 수 없다. 폐기되어야 한다"라고 온 기독교 학교와 기독교계는 강력하게 응징하고 있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어떻게 번져나갈 지 아무도 모른다. 도도히 흐르는 강줄기를 역류시키겠다는 발상 앞에 기독교학교와 기독교계는 재를 무릅쓰고 기도하고 회개하여야 한다. 학교는 물론 교회는 각기 자기를 돌아볼 때이다. 하나님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었는지 말이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 6:33) 모든 기독교 학교여! 이 주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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