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와 정직

통계와 정직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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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08일(화) 00:00
조재호
고척교회 목사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인구 센서스가 한참 진행 중이다. 듣기로는 예산 1천2백억 원을 들이고 조사원 10만 명이 투입되어 1천6백여 만 가구를 일일이 방문해서 조사한다. 가히 중대한 국가적 프로젝트가 5년 만에 진행되는 것이다. 조사 결과를 가지고 각종 통계 기법을 동원하여 현재의 우리나라의 다양한 얼굴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 센서스는 단순히 인구 수만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노동 등 각종 지표를 조사함으로 국가적인 중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런 기초자료들이 통계 처리되고 분석됨으로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정책 결정에 사용되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국가와 사회에서는 점차 통계를 중요시하고 그 정밀도 또한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주 정교한 예측 프로그램으로 선거 출구 조사를 해서 당락을 미리 알아내기도 한다. 한편 선진국과는 달리 후진국으로 갈수록 통계 조사 분석이 엉성하고 또 통계에 대한 의식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에 정권에 따라 부정직하게 이용되고 백성을 호도하기도 하는 등 국가 정책과 발전의 후진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런 인구 센서스나 통계는 오늘날에 와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동체의 모습과 방향에 관한 거시적인 안목과 세밀한 계획을 위해서 아주 오래 전부터 행해지던 것이다. 구약 민수기(Numbers)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본격적인 광야 생활을 시작하기 전과 40여년이 지나 광야생활을 끝내는 시점에서 각각 인구 조사를 명하셨다. 인구 센서스와 통계는 성경에서도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성경의 시대이건 오늘 날이건 인구조사나 여러 통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는 '정확성'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나 어떤 한계에 의한 부정확한 통계나 고의적인 엉터리 통계는 곧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킨다. 그 부정적인 결과는 그렇게 만든 공동체로 돌아오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 대한민국의 종교인구의 총수는 총 인구수보다 많다는 말을 듣게 된다. 어디선가 조사 오류나 부정직한 자료에 의존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좀 더 가까운 관심은 한국 기독교와 총회 혹은 교회에 있다.

가끔 대형교회에서 교인수를 부정확하게 혹은 부정직하게 언급하고 발표하는 것을 보게 된다. 어떤 교회에서는 교인수의 정확한 통계 발표로 인하여 교회 분란의 불씨가 되고 교회 내 두 그룹 간의 심각한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반드시 대형교회만 그런 것은 아니다. 봄 노회 때 각 교회가 올리는 교세 통계표에는 경우에 따라서 바뀌는 부정확한(부정직한?) 데이터들이 있기도 하다. 그것을 기초로 해서 노회적으로 총회적으로 집계하고 통계를 내 교단의 통계가 완성된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부풀리는 통계 수치는 교회가 부리는 허세라고 할 수 있고, 편의에 의해 축소시키는 통계 수치는 교회의 대외적 정직성에 상처를 준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통계와 분석이 국가 계획과 정책에 중요한 것처럼, 이 지상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를 현재의 모습을 들여다보는데 통계가 중요하다. 물론 교회의 진정성과 건강성,그리고 영적인 상태가 몇 개의 단순한 수치의 조합이나 그래프 몇 개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교회의 한 면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조재호/고척교회 목사
부정확하고 부정직한 통계는 국가적 후진성을 나타내는 것처럼,부정확하고 부정직한 교회 통계는 한국교회의 후진성과 부정직한 면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정직한 보고와 통계는 개 교회 목회 발전뿐만 아니라 연합 사업과 한국 교회 현재의 모습을 보는데 아주 유용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한국교회와 총회의 미래지향적 정책 수립에 아주 중요하며 선교 전략과 방향 설정에도 필수적이다. 정직한 교회가 건강한 교회이다. 교회의 건강은 보이지 않는 영적인 측면과 보이는 사회적인 측면을 포함한다. 교회 통계는 '정직'이 우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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