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우토로를 기억하십니까?

기자수첩 / 우토로를 기억하십니까?

[ 기자수첩 ]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5년 08월 08일(월) 00:00
   
편집부국장 안홍철
"강제 철거 위기에 처한 조선인 마을 우토로를 지킵시다!"

우토로는 일제 때 비행장 건설을 위해 1941년 강제징용된 조선인 노동자의 집단거주지역. 이곳은 1988년까지 수돗물조차 나오지 않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빈곤과 차별을 겪어온 징용 조선인의 마지막 남은 부락이다. 이곳의 재일교포들은 2000년 일본 최고재판소로부터 강제 퇴거 판결을 받았다. 일본 제국주의 전쟁에 동원돼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을 피땀으로 일궈 살아 왔건만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아름다운재단(이사장:박상증)과 우토로국제대책회의(상임대표:박연철)가 네티즌을 중심으로 '우토로 살리기 희망 모금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우토로 마을의 강제철거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87년 토지 소유주였던 닛산차체가 부동산업체 서일본식산에 토지를 매각하면서 부터. 서일본식산측은 주민들에게 무단점유라며 퇴거를 요구했고, 2000년 일본 최고재판소는 강제 퇴거 결정을 내렸다. 현재 우토로 주민 대다수는 노인들로, 65세대 2백2명이 살고 있다.

최근 유엔 인원위원회에서 우토로의 인권 유린 실태를 조사한 바 있지만, 일본 정부는 철거에 단호한 입장이다. 우토로 땅을 매입한 서일본식산의 소유자는 한국 정부에 시가 50억원에 토지 매입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토로 국제대책회의는 "비행장 건설에 동원된 이들에게 전후 보상은 커녕, 그 동안의 행정적 방치를 넘어, 급기야 퇴거를 강요하고 있는 일본 지방자치단체와 일본정부의 비인도적, 몰역사적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전범국가, 가해자로서의 철저한 반성을 회피하고 우토로와 같은 역사 미청산과 인권 유린이 계속되는 한,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적극 반대한다"고 밝혔다.

해방 60년을 맞으며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니느웨 사람들을 향해 복음을 외쳤던 요나처럼, 그래도 한국교회는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다짐하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hcahn@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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