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에큐메니칼' 흐름 바뀐다

<기자수첩>'에큐메니칼' 흐름 바뀐다

[ 기자수첩 ]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04월 26일(화) 00:00

4월 한 달 국내 에큐메니칼 관계자들은 참으로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4월 중 강원도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2005 대안농업 지구포럼'(ECAG)을 비롯해,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는 WACC(세계기독교커뮤니케이션협의회) 아시아지역 총회가 열렸고,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미션21 아시아지역 실행위원 모임이 열렸다.

규모나 참석자들의 면면은 여느 에큐메니칼 모임과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평소 모임과 다른 점에 몇 가지 눈에 뜨인다. 무엇보다 이 가운데 두 개의 모임은 처음으로 개최되는 모임이었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출발점을 한국에서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아시아 지역의 에큐메니칼 모임 장소로도 그리 선호되던 곳이 아니었다. WACC 아시아지역 책임자가 밝혔듯이 그간 아시아 지역 총회는 주로 인도나 태국 홍콩 등지에서 열렸다. 물론 사회적으로 영어 소통이 수월하다는 이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회의를 진행하는 경비가 적게 든다는 것이 주요한 이유였다.

물론 ECAG나 '미션21'이 첫 포럼과 모임을 한국으로 정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들이 있겠으나, 그동안 아시아하면 한국을 다소 주변적 위치나 고려 대상에서 제외해 왔던 관행에 분명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 한국교회는 '성장'을 이야기하고, 재정면에서 실력을 이야기하지만, 우리 나라를 벗어나 보면 그것이 얼마나 자기도취적이고, 때로는 '허세'로까지 비치는가를 수도 없이 경험해 왔던 바다.

이번 국내에서 개최된 모임을 위해 한국교회는 재정적으로나 인적으로 적지 않은 기여를 했고, 이는 모임의 원활한 진행으로 나타났다. 비록 농업이나 커뮤니케이션 분야와 같이 기독교 내에서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분이었지만, 대화를 시작하고 보니 풍부한 경험과 자원이 한국교회에 있었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던 모임들이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경제적' 여유를 과시하지도 않았지만 한국교회의 잠재력과 실력에 대한 공감도 이뤄졌다. 한국교회가 아시아에서 세계 속에서 섬기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도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