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

[ 9·10월 특집 ] 총회주제해설 (1) 요약

정해우 목사
2024년 09월 02일(월) 11:14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겔37:14, 행9:31)



1. 들어가는 말

오늘날 한국교회는 여러 가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침체 된 예배현장, 미래 교회를 이끌어 나아갈 다음 세대들의 수적 감소 현상, 정치 이데올로기에 따른 좌우 대립과 갈등의 양상, 세속주의적 가치관과 물질주의, 기후환경의 위기, 도덕성을 상실한 기독교 이단 및 사이비 집단들의 여러 행태들 등과 같은 일련의 문제들은 교회의 사회적 신뢰성과 이미지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3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조사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는 세상이 바라보는 기독교인의 모습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기독교인은 이기적이고, 정직하지 못한 언행을 행사하고,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으며, 기복주의를 강조하고, 남을 배려하지 못하며, 사회에 무관심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교단의 전체 교인 수는 제108회기 총회에서 2022년 기준 230만 2682명으로 보고됐다. 전년도 기준 5만 6232명이 감소한 수치이다. 교회는 9476개로 전년도 대비 55개 교회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교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교인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결과를 한국교회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하는가.

종교개혁자 칼뱅(John Calvin)은 하나님을 인식하는 것은 오직 성령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바르트(Karl Barth)도 우리가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성령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하였다. 성령이 없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알 수 없고, 하나님도 온전히 알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참된 믿음도 생길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오늘날 마주한 위기의 상황을 돌파하며 함께 부흥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힘은 바로 성령의 능력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에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을 참되게 알아가며 그것으로 새롭게 변화를 받아 현 시대 속에서의 위기를 또 하나의 기회로 바꾸어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하면서, 본 교단의109회기 총회 주제를 '성령의 능력으로 부흥하는 교회'라고 정하였다.



2. 성령의 능력에 관한 세 가지 주요 주제들

1) 하나님의 평안으로 교회를 세워가시는 성령

초대교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혼란스러운 상황 가운데 있었다. 스데반 집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하였고(행7:60), 이를 마땅히 여긴 사울은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였으며(행 9:3), 그 공포와 두려움으로 인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피신하게 되면서 여러 지역으로 흩어지게 되었다(행8:4). 그런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던 사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나 변화되었으며, 그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유대인들로부터 죽음의 위협을 받게 되었다(행 9:23). 그러한 가운데서도 성령께서는 복음을 전하는 자들을 인도하시며 각 처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게 하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예루살렘과 사마리아와 온 유대와 땅끝까지 증인이 될 것이라(행1:8)며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은, 그 말씀 그대로 제자들과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이 흩어져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에까지 복음을 전하고 각 처에 교회가 세워지는 것으로 실현되어 가고 있었다(행9:31).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역사적, 문화적, 민족적 경계를 뛰어넘어 땅끝을 향하여 퍼져나갔다. 역경과 혼란의 상황 속에서도 성령께서는 하나됨으로 교회를 세우셨고, 교회가 세워지는 곳마다 성별, 신분, 경제적 차이 등으로 인한 높고 낮음이 복음 앞에서 평등함을 이루게 되었다. 교회가 복음 전하는 가운데 생명의 위협과 갈등과 혼란의 위기에 직면하였지만, 오히려 교회는 평안하였음을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그리하여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 가고 주를 경외함과 성령의 위로로 진행하여 수가 더 많아지니라(행9:31)."

여기에서 평안은 교회를 든든히 세워가시는 성령을 통하여 이루어진 일이었다. 다시 말해서 교회는 스스로의 힘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체가 되어 세워가시는 것을 뜻한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여러 가지 위기의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 인구의 감소, 사회적 혼란과 갈등, 교회에 대한 여러 부정적인 인식과 선입견 등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에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교회에 평안을 주시고 교회를 세워가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며, 성령을 통해 그분께서 역사하시는 일임을 우리는 고백하며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그리고 성령의 능력을 통한 교회의 부흥을 위해 하나님께 간구하며 나아가야 한다. 초대교회의 혼란과 위협의 상황에서도 함께 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오늘도 성령님을 통하여 그분의 교회와 함께하시며 평안과 부흥의 길로 친히 인도해주실 것이다.



2) 주를 경외하며 순종케 하시는 성령

초대교회 당시 성령께서는 지역과 문화의 경계를 넘어 교회를 평안으로 세워가시는 가운데, 특별히 주를 경외함으로 교회의 부흥을 진행해 나가셨음을 알 수 있다(행9:31). 주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사도행전에서는 교회의 부흥이 주를 경외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이루어졌음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행2:43-47;5:5-14; 19:17-20). 경외한다는 것은 순종을 통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선언하신 명령은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주님께서 분부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것(마 28:19-20)"이었다. 제자들은 이 명령에 순종함으로 하나님을 경외하였다. 먼저 제자가 되었던 그들은 모든 민족을 향하여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세워 나갔으며,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뜻을 가르치고 지키게 하였다. 그리하여 교회의 수가 점차 증가하는 부흥을 경험하게 되었다.

제자됨의 본질은 바로 "나를 따르라(막2:14)"는 예수님의 부르심과 그에 대한 순종에 있다. 제자가 되어 어떤 목표나 이상을 추구하거나, 자신을 바침으로써 무언가를 획득하고 보상을 얻으려는 것은 제자도에 해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름을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그래서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부름 앞에 레위는 세관을 버렸고(막 2:14), 베드로는 그물을 버려야 했다(막1:16-18).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예수님을 따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 오직 고난을 받고 버림을 받으심으로 그리스도가 될 수 있으셨듯이, 제자들도 오직 고난을 받고 버림을 받은 자로서만, 오직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자로서만 제자가 될 수 있다. 주를 경외함은 "나를 따르라"는 그리스도의 명령 앞으로 우리를 인도하며,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에게는 그 명령에 대한 순종이 요구된다. 주를 경외하며 순종함으로 나아갈 때,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제자의 수가 더욱 많아지게 되는 온전한 부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3) 위로하시고 부흥케 하시는 성령

예루살렘 교회에 대한 유대 교회의 핍박(행8:1) 이후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로 흩어진 교회는 주를 경외함 가운데 보혜사 성령의 위로로 부흥을 거듭하게 되었다(행9:31). 보혜사 성령 하나님은 교회가 핍박을 당하고 고난에 처한 상황 속에서 그들의 가까이에 계시며 위로를 해주셨음을 뜻한다. 이러한 일은 초대교회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이스라엘의 포로기에 여호와의 영은 에스겔을 뼈가 가득한 골짜기 가운데로 이끌어가셨다(겔37:1). 에스겔은 사방을 지나면서 뼈가 심히 많은 것을 보았는데, 그 뼈들은 메말라 있었다(4절). 그 뼈는 다름 아닌 큰 군대의 뼈들이었으며(10절), 그 군대는 다름 아닌 이스라엘 온 족속이었다(11절).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이렇게 질문하신다. "인자야,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3절)? 에스겔은 불가능성을 말하지 않고,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답변하며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을 기대하고 의지한다. 그러나 아직 생기가 들어가지 않은 육체들은 완전히 살아난 것은 아니었다. "사방에서 생기가 와서 죽음을 당한 자들에게 불어서 살아나게 하라(9절)"는 말씀 이후에 비로소 생기가 들어가 큰 군대를 이루게 되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무덤을 열고 나오게 하실 것이며, 하나님의 영을 백성들 속에 두어 살아나게 하시고 고국에 돌아오게 하실 것이라는 희망과 위로의 말씀을 선포하셨다(12절).

이 메시지는 오늘날의 한국교회에도 희망과 위로를 줄 수 있다. 교회를 향한 사회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와, 교회 및 교인 수의 급격한 감소 상황은 한국교회의 밝은 미래를 희망할 수 없게 만드는 것 같다. 포로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드리워졌던 어둠의 그림자가 오늘날에도 드리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은 죽은 뼈들을 살리시는 분이심을 우리에게 말씀하시며, 그것을 하나님의 영 곧 성령을 통해 행하시는 분이심을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성령을 통해 마른 뼈들을 살아나게 하셨으며, 초대교회가 부흥해 나아가는 역사를 이루게 하셨다. 교회의 부흥과 생명은 우리의 능력 여하에 달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위로는 성령의 능력에 달여있다. 교회의 외형과 신도의 숫자가 그 생명을 대변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교회의 생명은 성령의 능력이 그 속에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있으며, 그것이 한국교회에 참된 위로와 밝은 미래를 열어 주게 될 것이다.



3. 나가는 말

오늘날 한국교회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교회에 평안을 주시고 교회를 세워가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교회의 주체가 되시며 성령을 통해 교회를 부흥케 하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의 평안은 성령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 평안은 교회를 더욱 견고하게 세워가는 데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예수님이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명령하신 말씀은,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고 주님의 제자들에게 분부하신 것들을 가르치고 지키게 하라는 말씀이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부흥은 모든 민족들을 제자가 되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것은 단순히 교인 수의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제자가 된다는 것은 "나를 따르라"는 말씀에 순종하며,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고난의 길을 따르는 것이다. 하나님은 주를 경외하는 교회들에게 성령의 능력을 더하여 주실 것이며, 주님을 참되게 따르는 제자들의 수를 더하실 것이다.

한국교회가 성장 둔화 및 침체에서 벗어나 부흥으로 가는 길은 성령의 능력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능력을 위해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는 일은 우리 스스로의 의로움을 내려놓는 일이며,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존하는 일이고, 하나님께서 친히 교회의 주체이시며 생명의 주관자가 되심을 인정하는 일이다. 우리가 성령의 능력을 간구하며 나아간다면, 한국교회에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이 넘치고, 주님을 경외하는 역사가 일어나며, 성령의 위로를 통해 교회의 수가 날로 더하여 가는 은혜가 넘치게 될 것이다.



정해우 목사 (총회주제연구위원장, 평북/신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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