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청년에게 줄 수 있는 것

교회가 청년에게 줄 수 있는 것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4년 08월 26일(월) 08:36
최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가운데 '그냥 쉬었다'는 인구가 44만 3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때인 2020년 조사보다도 2000명이 많아진 숫자이다.

이번 조사에서의 특징은 '쉬었다'고 답한 청년 중 일할 의사가 없는 이들이 33만 5000명으로 전체의 75.6%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다(42.9%)',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18.7%)',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해서(13.4%)' 등의 순으로 답변했다.

이러한 현상과 함께 고립·은둔 청년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50만 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립·은둔 청년은 사회적·심리적 요인으로 가족 등과 제한적인 관계만 맺고 생활하며 정상적인 사회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 또는 사회적·경제적 요인 등으로 일정 기간 이상 집이나 한정된 공간에서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생활하여 정상적인 생활이 현저히 곤란한 사람을 의미한다.

극히 좁은 취업문과 이로 인한 경쟁에서 여러 번의 좌절 끝에 심리적으로 지쳐 쉬고 은둔해버리는 청년들을 위해 교회는 어떠한 공동체가 되어줄 수 있는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현재 대부분의 교회 시스템은 3~4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청년부의 활동이 활발한 교회가 아니면 청년들이 교회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전통적 가구 형태를 탈피해 다양한 형태의 가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교회는 가족의 다양성을 감안해 다양한 교구와 목회 형태를 만드는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한, 좌절하고 희망을 잃은 청년들의 고립감을 위로하기 위해 교회는 편하고 안전한 공간이어야 하고 신앙 안에서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는 '허브(hub)'가 되어야 한다.

청년들을 위한 정부의 지원은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큰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적어도 교회만은 청년들이 기댈 수 있고, 자율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이해하고 격려하며 지원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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